🎯사토, 최후의 성(姓)

4월 02, 2024

2024. 4. 2. 화요일

20대 초반이던 시절 선거를 앞두고 아버지와 심하게 다툰 적이 있습니다. 당시 제가 지지하던 후보를 비판하던 아버지와 논쟁이 붙은 건데요. 이때를 계기로 어릴 때 무엇이든 척척박사처럼 가르쳐주시던 '슈퍼맨' 아버지의 이미지를 거두게 됐습니다. 그 이후로도 여러 이슈에 대해 아버지와 몇 번을 더 부딪혔던 것 같습니다.

2011년 정치부 기자로 보수당인 한나라당을 처음 출입하게 됐을 때 두려움이 컸습니다. 진보 언론이 추구하는 가치와는 사뭇 다른 정책을 추진하는 이들을 취재해야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제가 쓴 기사도 비판적인 내용이 많을 수밖에 없었죠. 그렇다고 당시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이 한겨레에 모두 적대적인 것은 아니었습니다. 생각은 달라도 상대방의 가치를 인정하고 귀를 열어놓는 취재원들이 그때는 꽤 있었습니다.

그 가운데 한 명이 유승민 전 의원이었습니다. 제가 경험해본 그는 상대방의 권력 여부나 지위와 관계없이 예의를 갖추고 합리적으로 대화하는 사람이었습니다. 2015년 4월 당시 새누리당 원내대표였던 그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고 말했을 때 진보 진영에서 '명연설'이라는 상찬이 쏟아진 것은 우연이 아니었습니다.

지난달 23일 한겨레에서 열린 '휘클리 심화반' 강의를 마친 그에게 사인을 받기 위해 길게 늘어섰던 줄도 그가 정치인으로 살아온 이력을 증명하는 것이겠죠. 최근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선택받지 못한' 그에게 국민의힘 후보들이 너도나도 도와달라며 손을 내밀더군요.

한나라당을 시작으로 새누리당에 이어 국민의힘까지 꽤 오랜 기간 보수당을 출입했던 경험은 여러모로 저에게 큰 도움이 됐습니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넓어졌고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대하는 요령도 생겼습니다.

저는 이제 더이상 아버지와 다투지 않습니다. 아버지의 생각이 무엇인지,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됐는지에 집중에서 이야기를 듣는 편입니다. 마음을 열어놓고 듣다 보면 이해 못 할 것도 없습니다.

요즘 총선을 앞두고 지인들과 논쟁을 벌이다 관계가 멀어졌다는 소식이 SNS에 자주 올라옵니다. '명절 밥상에선 정치 대화 금지'라는 규칙도 어느새 굳어져 가는듯 합니다. 유승민 전 의원 같은 정치인들은 점점 사라지고 상대방을 향한 독설을 내뿜는 이들이 판치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아 보입니다.

이번 총선이 끝나면 한국 정치는 과연 어떤 모습을 하게 될까요? 쏟아지는 막말 뉴스들 사이에서 씁쓸함만 늘어가는 하루하루입니다.

jks님은 "남자를 싫어하냐"는 질문받은 적 있으신가요? "페미니스트냐"란 물음에 주춤했던 적은요? 페미니즘에 대한 백래시(반발성 공격)가 만연한 요즘, 휘클리 심화반에 서로의 경험을 나누며 연대하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심화반은 총 2교시로 진행됩니다.

1교시 손희정 작가 특강_백래시에 맞서는 우리의 허들링

2교시 참지마요 상담소_내가 겪은 백래시 성토 대회

수업은 4월23일(화요일) 저녁 7시30분, 한겨레신문사(서울 공덕동)에서 열립니다. 4월11일(자정)까지 얼리버드 행사(20% 할인) 중이니,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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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1. 매일이 만우절인 취업준비생🔗

만우절인 어제 거짓말 좀 하셨나요? 취업준비생 절반은 면접에서 '선의의 거짓말'을 해봤다고 하는데요. 거짓말 1위는 면접관이 듣고 싶어하는 그 말입니다.

2. 일본엔 '사토'만 남는다🔗

한 일본 대학교수의 예측입니다. 500년 뒤엔 모든 일본인의 성씨가 '사토'가 될 거라는데요. 전 세계에서 유일한 '부부동성' 제도의 부작용이라고 합니다.

3. "우리가 돈 때문에 이러냐"🔗

어제 윤석열 대통령이 51분간 '2000명 의대 증원'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의사 수입이 감소하는 일은 없다"며 의사들을 달래기도 했는데요. 통했을까요?

4. 배달앱은 '치킨게임' 중🔗

배달의민족이 묶음배달 무료 배송을 시작합니다. 쿠팡이츠와 요기요의 할인 공세에 떠밀린 건데요. 음식 시킬 때 쏠쏠한 할인 제도, 앱별로 따져보세요.

5. '사월이여'…95살 시인의 노래🔗

내일이면 제주4·3항쟁 76주년이 됩니다. 당시 학살을 피해 일본 오사카로 가는 밀항선에 몸을 실은 제주인이 적지 않았는데요. 75년간 그날을 잊지 못하는 95살의 시인 김시종을 일본에서 만났습니다.

EPA 연합뉴스

똥물살을 가르다

엊그제 조정경기가 열렸던 영국 런던 템스강. 딱 봐도 더러워 보이죠. 배설물과 쓰레기가 둥둥 떠다녀 악취까지 심하게 났다는데요. "경기 시작 전 토한" 선수도 있었다고 합니다.👉기사보기

302만4000원

2021년 남성이 받은 '특별급여'(상여금·성과급)는 543만6000원. 여성에게 지급된 특별급여(241만2000원)보다 302만4000원이나 많았는데요. 왜 여성만 특별급여를 특별히 더 적게 받은 걸까요?👉기사보기

게티이미지뱅크

유튜브발 '스트림플레이션'

jks님은 '유튜브 프리미엄'을 구독하시나요? 다음달부터는 장기 가입 고객의 구독료도 월 8960원에서 1만4900원으로 뛴다는데요. 통신사 결합상품은 '스트림플레이션'(스트리밍+인플레이션의 합성어)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요?👉기사보기

끝없이 반복하는 끈질김, 무서운 집중력, 세부를 놓치지 않는 철저함 등 자폐 성향을 강점으로 삼아 첨단기술계, 학계, 경제계에서 큰 성공을 거둔 소위 '고기능 자폐인'이 늘면서 관심이 집중된다. 이들은 언어적 소통이 가능한 경우가 많아 활발하게 소통하므로 자폐 서사, 나아가 장애 서사에서 이들의 경험과 견해가 과잉대표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