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석 만든 108일

4월 12, 2024

2024. 4. 12. 금요일

제 편지를 읽으면서 은연중에 느끼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말이 많은 편입니다. 혼잣말도 많이 하고 여기저기 사람들에게 말 걸기도 좋아합니다.

저는 이런 제 성격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아쉬울 때도 가끔 있습니다. 많은 말을 쏟아내는 만큼 실언을 할 때도 잦거든요. 말이라는 게 참 주워 담기가 어려운 것이어서 뱉은 말을 후회하며 '그런 뜻이 아니었다' 해명하거나 '다음엔 그러지 말아야지' 다짐하는 날도 많습니다.

그러다 얼마 전에 한 인터뷰 기사를 읽고 마음이 철렁했습니다. 주간지 '시사인'에서는 세월호 참사 10년을 앞두고 세월호 사람들 100명의 이야기를 담는 인터뷰를 연재하고 있는데요, 그 중 하나였습니다. 제가 곱씹은 부분을 옮겨보겠습니다.

"남편은 아직인가 봐요. 남편이랑은 빛나라 이야기를 전혀 안 해요. 딸이 사고 당시 아빠한테 전화해서 무섭다며 구해달라고 했는데, 그때 아빠가 '시키는 대로만 잘 하면 된다'고 말했던 게 지금까지 죄책감이 너무 큰가 봐요. 여전히 많이 힘들어해요."

10년 동안 '그때 그 한 마디'를 후회하며 살아가는 생이란 어떤 것일까요. 추측하건대 아버지는 저처럼 많은 말을 내뱉다 '실언'을 한 것도 아닐 겁니다. '내 딸'이 무섭다, 구해달라 하니 놀라고 걱정하며 고심 끝에 건넨 말이었겠죠. 그 말을 들은 딸의 불안이 잦아들고 안전히 구조돼 만나는 장면을 상상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합니다.

'전원 구조 오보'가 뜰 때 대학교 강의실에서 수업을 듣던 저는 어느덧 직장인이 됐지만, '그 배'에서 아빠에게 전화를 걸었던 빛나라양은 빛나라씨가 되지 못했습니다. 어느덧 10년. 누구에게, 무슨 말을, 어떤 목소리로 건넬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되는 '노란' 봄이네요.

총선이 끝났습니다. 페미니스트 후보도, 젠더 공약도 거의 없는 선거였는데요. 젠더정치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성평등 제도를 어떻게 밀어올려야 할까요? 휘클리 심화반에 모여 함께 고민해봐요!

심화반은 총 2교시로 진행됩니다.

1교시 손희정 작가 특강_백래시에 맞서는 우리의 허들링

2교시 참지마요 상담소_내가 겪은 백래시 성토 대회

수업은 4월23일(화요일) 저녁 7시30분, 한겨레신문사(서울 공덕동)에서 열립니다.👉티켓 구매하기 👉지난 휘클리 보기

1. 정의 없는 국회🔗

'정권 심판' 구호가 거셌던 선거판에서 정의당은 노동·기후·성평등정치를 얘기했는데요. 결과는 0석입니다. 5선에 실패한 심상정 의원은 은퇴를 선언했습니다.

2. 108석 얻고 떠났다, 108일 만에🔗

또 퇴장한 사람이 있습니다. '108석'이란 낙제점을 받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인데요. 한덕수 총리와 대통령실 참모진도 물러나겠다고 했습니다.

3. 모기야, 왜 벌써 왔니?🔗

올해도 3월에 모기가 찾아왔습니다. 최근 7년간 모기가 처음 출현하는 시점이 두 달 빨라졌는데요. 계속 따뜻해지면 1년 내내 모기에 물려야 하는 걸까요?

4. '나 대신 흑인 성악가 이름으로'🔗

공연장 이름을 사용할 권한인 명명권. 미국 필라델피아 대형 공연장이 2500만 달러(340억원)를 받고 명명권을 넘겼는데요. 후원자가 정한 새 명칭은 자기 이름이 아니었습니다.

5. 차마 말 못한 '-87조원'🔗

이래서 법을 어겨가며 총선 다음날 발표한 걸까요? 지난해 나라살림 적자 규모가 87조원에 달했습니다. 정부가 예상했던 적자보다 29조원이나 늘었습니다.

신화 연합뉴스

코와 양동이의 싸움

타이 전통 축제인 '송끄란'(4월13~15일)을 앞두고 방콕 도시 아유타야에서 주민과 코끼리가 물장난을 치고 있습니다. 송끄란 땐 서로에게 물을 뿌리면서 액운을 씻어낸다고 합니다.

여성 비율 14.2%

22대 국회의원 지역구에서 당선된 여성은 36명. 전체 254명 중 14.2%에 불과했습니다. 당선자 연령은 50대, 학력은 대학원 졸업이 가장 많았습니다.👉기사보기

샤오미

애플 앞선 샤오미

1회 충전으로 달릴 수 있는 거리는 미국 테슬라보다 깁니다. 미국 애플이 포기한 자동차(애플카)와 휴대전화(아이폰) 간의 생태계 구축도 해냈는데요. 싸기까지 한 중국 샤오미 전기차의 비결을 들어보세요.👉기사보기

모든 변화를 압도하는 새로 고침은 4월10일 이전과 이후 달라진 시민들일 것이다. 선거는 엄청난 규모의 사람들이 쏟아져 나와 붐비면서 대량의 정보가 사방으로 흘러다니는 큰 장날과 흡사하다. 이전까지 '생활에 바빠서, 관심이 없어서' 정치 돌아가는 상황을 제대로 알지 못했던 시민들은 선거 장이 서면 대량의 정보를 체계적으로 접하고 판단을 형성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