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강산 푸르게, 물 반+수프 반

4월 01, 2024

2024. 4. 1. 월요일

요새 입방아에 오른 '개같다'는 말을 찬찬히 뜯어보면 조금 갸웃하게 됩니다. '개'가 멍멍 개인지, 질이 낮은 걸 뜻하는 접두어 '개-'를 활용하다 나온 말인지가 좀 애매합니다. 알아보려고 인터넷을 뒤져봤으나 국어대사전 등에서도 명확하게 어원이 어떻다고 알려주진 않습니다. 이런 어려운 문제는 역시 전지전능한 챗GPT에게 물어봐야겠죠.

ChatGPT : '개'는 종종 비속어로 사용되어 불쾌한 감정을 표현하는 데 쓰이며, 주로 부정적인 특성이나 상황을 강조하는 데 사용됩니다.

조금 실망스러운 답변이지만 용법은 정확하게 이해하는 듯합니다. 사실 어떤 쪽에서 유래했든 안 좋은 비속어라는 건 명확합니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저도 이 표현을 사적인 자리에서는 종종 사용하곤 합니다. 제 인생에 당혹스럽게 찾아온 무엇을 비난할 때나 그 너절한 수준을 표현함에 있어 좀 더 정제되지 않은 언어가 필요하다고 느낄 때 씁니다. 감정이 격해질 경우엔 조금 더 말을 첨가하기도 하지요.

여당 대표라는 사람이 선거 유세라는 공적인 자리에서 비속어를 쓰면 안 된다는 당연한 말은 하나 마나일 겁니다. 당사자한테 문제제기를 한다 해도 "제가 그런 표현을 사용해서 문제라고요? 그럼 이재명 대표가 하는 말은 어떻습니까?" 라며 되받아치고 말겠지요.

저는 오히려 이렇게 대응하는 건 어떨까 생각해 봅니다. 요샌 '개-'를 좋은 상황에서도 사용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개이득', '개좋아', '개맛있음' 처럼 '너무'에서 조금 더 나아간 느낌의 부사처럼 사용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착안하여 한 위원장이 라임(rhyme)을 맞춰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이죠 "저희에게 투표해주시면 '개쩌는' 정치로 보답하겠습니다!"

헛소리하지 말라고요? 아닙니다. 저는 진지해요. 차라리 웃기는 소리나 좀 해줬으면 뉴스 보는 맛이라도 있지 않을까요?

jks님은 "남자를 싫어하냐"는 질문받은 적 있으신가요? "페미니스트냐"란 물음에 주춤했던 적은요? 페미니즘에 대한 백래시(성평등에 대한 반발성 공격)가 만연한 요즘, 휘클리 심화반에 백래시 경험을 나누며 연대하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심화반은 총 2교시로 진행됩니다.

1교시 손희정 작가 특강_백래시에 맞서는 우리의 허들링

2교시 참지마요 상담소_내가 겪은 백래시 성토 대회

수업은 4월23일(화요일) 저녁 7시30분, 한겨레신문사(서울 공덕동)에서 열립니다. 4월11일(자정)까지 얼리버드 행사(20% 할인) 중이니,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

👉티켓 구매하기 👉지난 휘클리 보기

게티이미지뱅크

1. 한라산에선 '수프 반+물 반'🔗

#한라산라면 #한라산라면맛집. 최근 SNS에서 '한라산 컵라면 인증'이 유행하면서 한라산이 시름중이라고 하는데요. 짭짤한 라면 국물이 원인입니다.

2. 표심을 위한 '단골 언어'🔗

최근 2주간 한동훈 위원장은 '이재명 대표'를 199번이나 외쳤다고 합니다. 공개회의·유세 등에서 한 말을 분석한 결과인데요. 이 대표는 한 위원장을 몇 번 외쳤을까요?

3. '롤렉스 시계'의 여파🔗

페루 검찰, 경찰이 페루 대통령의 집을 압수수색했습니다. 그가 고가의 시계를 취득한 경위가 불분명하다는 보도 때문인데요. 일부 제품은 1만4000달러, 약 1870만원이 넘는다고 합니다.(로이터 연합뉴스)

4. 외래진료 축소 D-day🔗

오늘부터 의대 교수들이 연속 근무 시간을 24시간으로 단축합니다. 장시간 근무로 인한 피로를 줄이기 위한 결정인데요. 의료 공백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5. 진화위 국장의 이유있는 '변장'🔗

공개 석상에서만 뿔테 안경과 마스크를 쓰는 황인수 진실화해위 조사1국장. 평소엔 맨 얼굴이라는데요. 국정원 출신 때문이란 그의 '변장' 이유, jks님은 납득가시나요?

로이터 연합뉴스

긴 투표용지가 대세?

여성이 양손에 들고 있는 긴 종이. 어제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 지방선거 투표용지입니다. 선거엔 터키 81개 주의 약 6100만명이 투표에 참여할 예정인데요. 이번 선거는 지난해 대선으로 최소 2028년까지 집권을 연장한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의 '정치적 시험대'란 점에서 중요하다고 합니다.

4425만1919명

4월10일 22대 국회의원 총선에 참여하는 전체 유권자 수입니다. 4년 전 21대 총선(4399만4247명)보다 25만7672명(0.59%) 늘었는데요. 60살 이상 비중은 약 32%로, 20·30대를 합한 것보다 높습니다.👉기사보기

트레일러닝대회에 참가한 이주현 기자

즐기는 달리기

jks님 달리기 좋아하시나요? 혹시 완주 기록에 갇혀 즐거움을 잊어버리진 않으셨나요? 두려움과 불안을 넘어 자유롭게 달리는 방법을 찾은 이주현 기자의 이야기, 들어보실래요?👉기사보기

육체의 쇠락으로 걸음이 느려지고 주위 사물을 인지하기 어려운 것은 개인에게 일어나는 변화다. 하지만 좁은 인도에서 장애물을 피해 보행 보조기를 밀고, 신호가 없는 건널목과 빠르게 달리는 차 사이에서 위험하게 길을 건너고, 낡은 시내버스가 너무 빠르게 달리고 너무 급하게 정차해 가뜩이나 근력 없는 몸이 휘청거리는 건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이 풍경이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곧 내게도 다가올 미래라는 것을 서울에 살 때, 젊었을 때는 실감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