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무릎 꿇린 한 마디

4월 05, 2024

2024. 4. 5. 금요일

저는 요즘 수상한 이름의 정치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푹 빠졌는데요. 바로 웨이브 오리지널 예능 '사상검증구역:더 커뮤니티'입니다. 출연자마다 정치/젠더/계급/개방성이라는 4가지 영역에서 MBTI처럼 '사상코드'가 주어지는데, 다 가지각색입니다. 이들이 사회 축소판 같은 공동체를 형성해 주어진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 권력을 위해 다투기도 하는 일종의 사회실험이에요.

워낙 다양한 사람을 모아놔서 출연자 중엔 호감형도, 밉상도 있습니다. 안 그러려고 노력은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처음엔 나랑 비슷한 사람이 더 예뻐 보여요. 이 프로그램이 흥미로운 이유는 '사상코드'로만 납작하게 인식되던 출연자들이 어느 순간 입체적으로 보인다는 점입니다.

부유한 우파 성향 출연자가 미국에서 소수인종으로 살았던 경험을 들어 '이주민 출연자를 반겨주자'고 제안하는 장면이 대표적이고요. 마초성을 뽐내던 군인 출신 출연자가 기억력을 발휘해야 하는 인문교양 게임에서 아무 성과도 못 낸 뒤 의기소침해하던 장면도 제 마음을 건드렸어요. 저와 사상코드가 가장 비슷해서 처음부터 호감이었던 어느 출연자는 결국 실망을 안겨주더라고요.

인간에게는 '좌파냐 우파냐' 같은 이분법적 잣대가 담아내지 못하는 우주가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저 역시 그동안 이분법적 잣대로 마음의 문을 성급히 닫아버린 적은 없는지, 충분히 대화해보지도 않고 남의 사상코드를 넘겨짚은 적은 없는지, 반성했습니다. 그런 성급함으로 그동안 얼마나 많은 우주를 놓쳐왔을까요.

혹자는 '안티 페미니즘'마저 하나의 우주로 존중해야 하냐고 물으실 것 같아요. 이 프로그램이 페미니즘의 대립항을 '이퀄리즘'으로 소개해 논란이 있었거든요. 저는 명백한 차별을 공론장 위 하나의 입장으로 대우하는 것은 문제라고 봅니다. 그렇다고 해서 안티 페미니스트를 제 삶에서 다 도려낼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럴 수도 없고요. 그들을 존중하진 않아도 존재를 인정하고 대화를 나눠야 설득도 변화도 이뤄지지 않을까요?

제가 너무 순진한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사상검증구역 재밌게 보신 분, 또 없으신가요?

jks님이 사는 동네엔 여성 후보가 나왔나요? 사실 이번 총선에 출마한 여성 후보는 소수고, 페미니스트 후보는 거의 없습니다. 젠더 공약도 마찬가지고요. 여성 없는 총선도 페미니즘에 대한 백래시(반발성 공격)일까요? 총선 결과는 여성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페미니즘과 백래시에 대한 고민을 나누고 싶다면 휘클리 심화반으로 오세요!

심화반은 총 2교시로 진행됩니다.

1교시 손희정 작가 특강_백래시에 맞서는 우리의 허들링

2교시 참지마요 상담소_내가 겪은 백래시 성토 대회

수업은 4월23일(화요일) 저녁 7시30분, 한겨레신문사(서울 공덕동)에서 열립니다. 4월11일(자정)까지 얼리버드 행사(20% 할인) 중이니,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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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특수학교 대신 특목고🔗

장애인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또 무릎을 꿇었습니다. 서울 성동을에 출마한 윤희숙 국민의힘 후보에게 공약 철회를 요구하기 위해선데요. 무슨 공약일까요?

2. 군도 인정했다, 군 때문이란 걸🔗

성확정 수술을 했단 이유로 군에서 강제전역된 뒤 숨진 변희수 하사의 순직이 인정됐습니다. 이제 와서 무슨 소용일까 싶지만, 의미가 없는 건 아닙니다.

3. '상아와 가죽을 계속 사란 말이야'🔗

전 세계 코끼리의 3분의 1이 사는 아프리카 보츠와나의 대통령이 독일에 코끼리 2만 마리를 보내겠다고 합니다. 선물이냐고요? 협박에 가깝습니다.

4. "민주당 생각나게 해서" 징계의 이유🔗

1㎍/㎥까지 떨어진 서울 초미세먼지 농도를 강조하며 파란색 숫자 1을 띄운 MBC 뉴스테스크가 결국 법정제재를 받았는데요. 날씨 뉴스를 징계한 건 선거방송심의위원회였습니다.

5. 박수근∙이중섭 작품 맞아?🔗

'국민 작가' 박수근의 유화 '와이키키'라고 이름 붙은 작품이 미국 미술관에 전시돼 있는데요. 가짜일 수 있단 주장이 나왔습니다. 한국 미술계가 진품인지 밝히라고 요구하기로 했는데요. 이중섭 작품도 문제입니다.

로이터 연합뉴스

가족을 돌려줘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억류된 인질의 가족들이 이스라엘 예루살렘 의회의 유리벽에 노란색 페인트를 칠하며 소리치고 있습니다. 정부에 인질을 구하라고 요구하는 건데요. 6개월 전 시작된 가자 전쟁은 아직도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기사보기

4시간30분11초

팔꿈치를 바닥에 대고 엎드린 상태로 몸을 일직선으로 유지하는 플랭크. 1분만 해도 몸이 덜덜 떨리는 자세인데요. 플랭크를 4시간30분11초 동안 한 58살 여성이 기네스 세계 기록을 경신했습니다.👉기사보기

호버링

1일 1새 하실래요?

새를 관찰하며 즐거움을 얻는 탐조. 집 창틀에 해바라기씨를 놓고 새를 맞이하는 나홀로 탐조인도, 계절따라 새를 보러 전국을 함께 누비는 탐조 동아리도 있다는데요. 쌍안경과 도감 들고, 새 만나러 가시죠.👉기사보기

더 이상 열거하기 어려우면 '그 밖', '그 외', '나머지'란 뜻으로 '기타'를 쓴다. 세상은 늘 '기타'가 있기 마련. 질환에도 '기타' 질환이, 국가도 '기타' 국가가, 안건도 '기타' 안건이, 업무도 '기타' 업무가 있다. 손에 잡히지도 구획선 안에 들어오지도 않는 자투리, 잡스럽고 주변적이고 사소하며 불온한 얼룩이 묻어 있는 존재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