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스에 미친 페스티벌’

4월 19, 2024

2024. 4. 19. 금요일

때로는 그 사람이 우리 곁을 떠난 뒤에야, 비로소 그가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알게 되기도 합니다. 제게는 홍세화 장발장 은행장이 그렇습니다. 작가이자 언론인이었고, 사회운동가이자 선생님으로 불렸던 그는 어제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2002년 한겨레에 입사해 2011년 이곳을 떠난 그를, 2017년에 입사한 저는 한번도 마주친 적이 없었습니다. 지난해 1월까지 연재된 '홍 선배'의 칼럼을 읽으며 혼자서 '내적 친분'을 쌓았을 뿐이었죠. 떠난 뒤에야 그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져서 회사 선배들에게 '내가 기억하는 홍세화'를 물었습니다.

"술 드시면 신나게 춤을 추셨고 운전대를 잡으시면 파리의 택시운전자답게 겁나게 운전하셨고 주례사를 하시면 재미없는 칸트 얘기를 길게 하셨던 분."(김남일 기자)

"선배라고 부를 만큼 가까웠던 일은 없지만, 사람의 삶과 앎이 이토록 한결같고 투명할 수 있다는 것을 멀찍이서, 선생께 배웠다. 소녀 시절, 어쩌면 '지성'이라고 하는 것을 그를 통해 처음 알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그가 신문사를 지키던 시절 한겨레에 입사할 수 있었던 것은 영광이었다. 어지러운 시절이어서 상실감이 더 크다."(엄지원 기자)

"인간으로선 '당구와 술 좋아하는 자유인', 지식인으로선 '자유와 평등을 온몸으로 밀고나간 좌파 자유주의자'."(이세영 기자)

"내가 기억하는 인간 홍세화: 천진한 웃음이 소년 같았던, 따듯한 사람.
언론인 홍세화: 한겨레에서 만난, 가장 존경하는 선배. 한겨레 기자로서의 존재 이유를 스스로 되물을 때마다, 홍세화 선배가 쓴 칼럼을 다시 찾아보곤 했음(마지막 칼럼의 '법조기자들을 비롯해 출입처에 안주함으로써 초창기에 비해 사회변화를 추동하는 현장에서 한겨레 기자를 만나기가 무척 어려워졌습니다'라는 문장은 죽비로 내려맞은 듯,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들었음). 마지막으로 문병 가서 만났던 지난해 12월에도, 본인의 고통보다는 한겨레가 처한 현실과 위기에 대한 걱정 뿐이었던, 한겨레를 정말 사랑했던 선배.
지식인 홍세화: 사유와 실천이 일치하는, 한국사회에 몇 남아있지 않았던 참 지식인."(황예랑 기자)

이런 문장으로 우리 곁에 남은 그를 '생전에 마주했더라면'이란 생각을 뒤늦게 해봅니다. 삼가 고인의 영원한 안식을 빕니다.

봄의 짧은 손님 벚꽃이 졌습니다. 4·10 총선이 끝난 지도 일주일이 넘었는데요. 선거를 리뷰하면서 젠더정치와 페미니즘이 나아갈 길을 고민하는 휘클리 심화반이 열립니다.

심화반은 총 2교시로 진행됩니다.

1교시 손희정 작가 특강_백래시에 맞서는 우리의 허들링

2교시 참치마요 상담소_내가 겪은 백래시 성토 대회

수업은 4월23일(화요일) 저녁 7시30분, 한겨레신문사(서울 공덕동)에서 열립니다.👉티켓 구매하기 👉지난 휘클리 보기

@playjoker_ceo

1. AV 배우 쇼, 320만원 내세요🔗

일본 성인배우가 나오는 성인 페스티벌. 개최를 하루 앞두고 어제 밤 늦게 취소됐는데요. 자유로운 성문화일까요? 반대하면 남성 본능을 악마화하는 걸까요?

2. 러시아전쟁이 한국 산불 키운다?🔗

산불 진화에 꼭 필요한 산림청 헬기 10대 중 6대는 러시아산 KA-32. 주요 부품은 우크라이나산인데요. 두 나라 전쟁 장기화로 헬기 운영에도 문제가 생겼습니다.

3. 윤석열이 부르는 '마이웨이'🔗

박영선·양정철·장제원…. '정권 투톱' 총리와 대통령실 비서실장 후임으로 여러 정치인이 거론되고 있는데요. 우왕좌왕 인사에 '비선 김건희 개입설'도 나옵니다.

4. 성장 말고 성숙…홍세화의 당부🔗

책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로 똘레랑스(관용)를 전한 작가. 돈이 없어 교도소에 갇힌 이들을 도운 사회운동가. 진보신당 대표를 지낸 정당인. 어제 별세한 홍세화의 마지막 당부를 들어보세요.

5. 고3 현장학습의 실체🔗

며칠 전 서울 강남구 고등학교의 3학년 교실엔 10명에 가까운 학생이 결석했습니다. 모의고사를 치러 대형학원에 간 건데요. 교육청이 조사에 나섰습니다.

EPA 연합뉴스

'35달러로 살아봐라'

그제 볼리비아 라파스에서 휠체어 탄 장애인들이 시위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요구는 '장애인 연대 연금' 인상. 볼리비아 정부는 2018년부터 중증장애인에게 월 35달러(4만8000원)씩 지급하고 있는데요. 금액을 한 번도 올려주진 않았습니다.

99만9000가구

지난해 국내 농가 수가 99만9000가구로, 1년 전보다 2만4000가구 줄었습니다. 농가가 100만 가구 밑으로 떨어진 건 1949년 이후 처음입니다.👉기사보기

권정인

어른의 애착인형

철사에 털실이 감긴 재료 '모루'로 만든 북슬북슬 모루인형. 요즘 많이들 가방에 대롱대롱 매달고 다니는데요. 패션아이템, 애착인형, DIY 선물로 인기인 모루인형의 세계, 들여다보실래요?👉기사보기

총선에 나온 독자적 진보정당은 하나가 아니었지만, 원내 정당에서 원외 정당이 된 녹색정의당이 아무래도 입길에 많이 올랐다. 선거가 끝나자마자 이들을 향한 '진단'과 '훈수'가 쏟아졌다.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운 평가는 두가지였다. 하나는 "페미니즘에 '올인'해서 망했다"이고, 다른 하나는 "다양한 가치를 내세웠지만 선명하지 못해서 졌다"이다. 전자는 집중해서 망했다는 것이고 후자는 집중하지 않아서 망했다는 것이니 형식논리상 둘은 양립 불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