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진, 누군가에겐 사형선고

6월 17, 2024

2024. 6. 17. 월요일

10여년 전 교육부 산하기관이 주최한 글쓰기 대회의 심사를 맡은 적이 있습니다. 학교 현장에서의 교육을 통한 학습 능력의 향상을 주제로 각자 보람찬 경험들을 적어낸 300여개 공모작에 점수를 매기는 일이었습니다.

'입시지옥'이라는 엄연한 현실 아래 정형화된 학교 현장의 교육이 차별성을 갖기란 쉽지 않은 일입니다. 공모작들은 각자 치열했던 공부의 경험을 담고 있었지만, 일정한 틀을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고만고만한 글들이 이어지는 가운데, 유독 눈에 띄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한 고등학교 독서토론 동아리 소속 학생들이 써낸 글이었습니다.

학군지라 불리기 어려운 서울 외곽 지역 평범한 고등학교에 새로 부임한 선생님이 학급 친구들 몇 명에게 함께 공부하는 독서토론 동아리를 만들어보자고 제안합니다. 한 달에 한 편 함께 책을 읽고 감상문을 쓰고 토론 합니다. 교과를 가리지 않고 함께 공부하고 모르는 것은 무엇이건 동아리 선생님께 여쭤봅니다. 동아리 가입 조건은 입시학원을 다니지 않는다는 것 하나뿐입니다. 이 동아리 이름은 '공교육의 힘'이었습니다.

5명 정도 학생이 '공교육의 힘'에서 함께 공부하며 괄목할만한 학습 성취를 거두고 입시에서도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뒀습니다. 이들이 각자 경험을 원고지 30매 남짓 짧지 않은 글로 적어냈는데, 내용도 내용이거니와 글 자체의 완성도가 뛰어나 공모전 수상도 거의 독차지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요즘 주말이면 '졸업'이라는 드라마를 즐겨 봅니다. 수강생의 숫자가 통장에 꽂히는 돈과 정확히 비례하는 대치동 학원가에서, 혜진(정려원 분)과 준호(위하준 분)는 스승과 1타 강사, 문제풀이와 교육의 경계를 고민합니다. 학습과 성장이라는 낭만적인 이야기의 무대가 어느덧 학교에서 학원으로 옮겨간 현실을 반영하는 것 같아 씁쓸하기도 합니다만, 드라마를 볼 때마다 여전히 평범한 한 고등학교에서 함께 공부하고 독서노트를 만드는 동아리의 모습을 상상해 보게 됩니다.

연합뉴스

1. "의사가 부족해 죽지 많아서 죽냐"🔗

오늘 서울대병원 집단 휴진 돌입을 시작으로 '의료대란'이 현실화하고 있는데요. 뇌전증 전문 교수들은 불참을 선언했습니다. 홍승봉 교수의 호소, 들어보시죠.

2. '상속세 인하' 카드의 뒷면🔗

대통령실이 상속세 인하 뜻을 밝혔는데요. 상속세부터, 폐지 방침인 종부세·금투세까지 최근 '감세' 움직임엔 공통점이 있죠. 중산층 표심을 겨냥한다는 겁니다.

3. '김용원스러움'의 기원🔗

국가인권위원 안팎에서 무례와 폭언을 남발하는 김용원 인권위 상임위원. 검사 출신인 그의 과거에서 고개가 끄덕여지는 대목을 여럿 발견할 수 있습니다.

4. 미국서 공정위 저격한 쿠팡🔗

검색 순위 조작으로 제재를 받은 쿠팡이 미국서 항변에 나섰습니다. 공정위가 '전세계 관행'을 문제삼았다 공시한 건데요. 임직원 동원 리뷰가 글로벌 관행일까요?

5. ILO "돌봄 노동 인정하라"🔗

국제노동기구가 "돌봄 노동자의 권리를 증진하라"는 보고서를 채택했습니다. 외국인 가사 노동자에 대한 차별 대우가 대놓고 논의되는 한국에 시사점이 많네요.

Hsu Chung Mao Studio Taiwan

대만인이 모은 사진

하얀 옷을 입은 여성들이 활쏘기 시합을 합니다. 조선시대의 한 장면인데요. 조선의 일상부터 일본 헌병에 체포돼 처형장에 끌려가는 의사들 모습까지, 그간 본 적 없는 우리 역사 속 희귀 사진들이 컬러로 복원돼 한 권의 책에 담겼습니다. 전세계를 뒤져 사진을 수집한 이는 대만 사람입니다.👉기사보기

하룻밤에 389억원 모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5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대선 자금 모금 행사에서 2800만달러(389억원)를 모아 민주당의 모금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이 자리엔 버락 오마바 전 대통령뿐만 아니라 조지 클루니, 줄리아 로버츠, 잭 블랙 등 스타들이 총출동했습니다.👉기사보기

시네마 달

돌아갈 곳이 없다

생츄어리(Sanctuary)는 학대나 인간의 길들임으로 다시 야생에 돌아갈 수 없는 동물들을 보호하는 곳인데요. 국내엔 야생동물 생츄어리가 없습니다. 영화 '생츄어리'는 생명을 위협받는 동물을 가감 없이 보여주고, 이들을 위한 동물원 안팎의 고군분투를 그리는데요. 감독을 만나봤습니다.👉기사보기

하이브리드 근무는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냈다. '조용한 휴가'가 그것이다. 이는 휴가를 신청하지 않고, 휴양지 등에서 소극적으로 업무를 보는 방식이다. 조용한 휴가를 떠난 이들은 회사의 메시징 플랫폼(슬랙 또는 마이크로소프트 팀스)에서 일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마우스를 움직여주거나, 근무 시간이 아닌 시간에 메시지를 예약 전송하면서 초과 근무를 하는 것처럼 행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