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사는 라자의 1년

10월 04, 2024

2024. 10. 4 금요일

다분히 충동적으로 최근에 헤드폰 하나 장만했습니다. 여러 모델을 알아보다가 마음에 드는 걸로 막상 결제하려니 망설여졌습니다. 단순히 '좋은 음질로 음악을 듣고 싶다'는 이유만으로 스스로 납득시키기 쉽지 않더라고요. 휴대성 면에서도 평소 쓰던 무선 이어폰을 훨씬 자주 쓸 게 분명하고, 집에서 스피커를 냅두고 굳이 헤드폰을 쓸 일은 더더욱 없으니까요. '곧 날이 추워지면 귀마개로도 쓸 수 있지 않을까'라는 하찮은 이유까지 떠올리게 되자, 결국 이건 사야 낫는 병이라는 생각으로 카드를 긁었습니다.

고가의 귀마개를 2주 써본 소감을 얘기하자면 충분히 만족스럽습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똑같은 드라마도 일반 TV와 4K TV 화면으로 볼 때 다른 것처럼 똑같은 노래도 이어폰으로 들었을 때와 달리 각각의 악기가 또렷하게 살아있는 것처럼 느껴지더라고요.

밴드 음악에서 저음의 리듬을 담당하는 베이스 소리는 아무래도 기타 등의 멜로디에 묻히기 일쑤라, '베이시스트가 잘생겨야 들린다'는 농담이 있는데 헤드폰을 쓰고 들으니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베이스는 돈을 내야 잘 들리는 악기라고요. 이미 유튜브엔 '헤드폰으로 들어야 잘 들리는 베이스가 강조되는 곡'들을 묶어둔 플레이리스트도 즐비하더군요. 그렇게 새 장비를 산 효능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써놓고 보니, 영락 없는 소비 합리화를 위한 변명이네요. 그치만 원래 모든 취미나 운동이 '장비빨'을 무시할 수 없으니까요. 매일 습관처럼 음악을 듣던 일도 헤드폰으로 들으니 음향 만이 아니라, 일상의 순간적인 해상도도 함께 높여주는 것 같습니다. 갑자기 기온이 훅 떨어져 쌀쌀하고, 해는 점점 짧아지는데 우울한 감정이 들이닥치려 할 때마다 3개월 무이자 할부로 구매한 귀마개를 끼려고 합니다.

요즘처럼 밖에서 놀기에 딱인 때도 없죠. 이 가을이 가버리기 전에, 나무의사와 나들이 떠나는 건 어떠세요? 솔방울 요요를 만들어 함께 놀아도 보고요. 다 준비돼 있으니, 편한 신발만 신고 오시면 됩니다.

휘클리 심화반_9강

🌲1교시: 나무의사의 강연(50분)

주제: 천리포수목원에서 나무의사의 하루

🌳교시: 나무의사와 함께하는 효창공원 산책(40분)

🌴3교시: 자연물 놀잇감 만들기(40분)

10월26일(토) 오후 1시, 한겨레신문사와 효창공원에서 놀아요.👉티켓 구매하기

1. 라자 가족의 1년🔗

가자 전쟁이 시작된 지 1년. 팔레스타인에서 중산층이던 영어교사 라자 가족은 동물 사료 원료를 하루 한끼 먹으며 버텨왔는데요. 그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2. 경찰청장 저격한 경찰🔗

27년차 경찰이 청장을 탄핵하잔 청원을 올렸습니다. 현직 경찰이 실명으로 이런 주장을 한 건 처음인데요. 경찰 내부 게시판도 뜨겁습니다.

3. 또, 김건희가 이기나🔗

김건희 여사가 명태균씨와 나눈 대화가 공개되면서 공천 개입 논란이 커지고 있죠. 야당은 이런 의혹을 다룰 김건희 특검법을 통과시켰지만 대통령이 거부했는데요. 오늘 국회가 다시 표결합니다.

4. CIA는 북한정보원 공채 중🔗

미국 중앙정보국이 다크웹에 '우리에게 안전하게 련락하는 방법'을 자세하게 띄웠습니다. 북한 표현을 사용해 북한정보원을 모집하려는 건데요. 러시아에 통했단 CIA의 채용 방식이 북한에도 효과가 있을까요?

5. 시사 탈락, 교양 생존🔗

KBS가 '추적60분' 같은 시사프로그램을 만들어온 시사교양국을 폐지하겠다고 합니다. 대신 교양다큐센터를 만들겠다는데요. PD들이 집단행동에 나섰습니다.

신화 연합뉴스

동그란 우주쇼⭕

2일(현지시각)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사람들이 일식을 보고있는데요. 이날 이곳에선 태양-달-지구가 일렬로 늘어서서 태양의 가장자리가 금반지처럼 보이는 '금환 일식'이 관측됐습니다.

취약층 30% "전력소비 줄여"

지난 8월은 역대급 폭염이 기승을 부렸는데요. 노인, 한부모가족과 같은 취약계층 10가구 중 3가구는 외려 1년 전보다 전기를 덜 썼습니다. 냉방기기를 안 켜고 그냥 버틴 겁니다.👉기사보기

고은지

백문이 불여일'타'

jks님은 어떤 키보드를 쓰시나요? 디자인은 물론 '타다닥' 누르는 느낌까지 내 마음대로 고를 수 있는 '커스텀 키보드', 한 번 만들어보지 않으실래요? 일하기 싫은 순간에도 책상에 앉게 되는 마법과 같은 일이 생길지도 모른답니다.👉기사보기

한국인이 사랑하는 '개천용' 신화도 천장 편향이다. 일단 '용'만 되면 엄청난 보상이 주어지므로 모두가 어떻게 '용'이 되는지에만 관심이 있다. 경쟁(주로 시험)의 보상이 지나치게 크기 때문에 '제도 해킹' 또한 만연한다. 이런 사회는 공정을 외치고 불공정을 규탄하기에 언뜻 정의로워 보이지만, 실은 승자독식과 부정부패가 끝없이 악순환하는 불평등 지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