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첫 노벨문학상

10월 11, 2024

2024. 10. 11. 금요일

중학교 2학년 딸의 1학기 한문시험에 흥미로운 문제가 나왔습니다. 아이돌 에스파의 '수퍼노바' 가사(이토록 거대한 내 안의 explosion, 내 모든 세포 별로부터 만들어져)를 예문으로 써놓고 그 가사에 들어 있는 '거대' 한자를 보기에서 고르는 문제였지요.

고등학교 1학년 아들의 1학기 한문 수행 평가는 '내 이름 한자 뜻을 그림으로 표현하시오'였습니다. '으뜸 원, 기준 준'을 한자로 쓰는지라 아들은 숫자 1을 쓰고, 판사 법봉을 그렸던 것 같습니다.

돌아보니 중학교 2학년 때는 한글로 오언절구 형식의 시를 창작하고 거기에 사용한 단어 중 일부를 한자로 썼던 것도 같습니다. '나의/동생은, 작고/귀여운, 초등/6학년~' 식으로 시를 쓰고 '동생', '초등', '학년'을 한자로 적었지요.

최근 아들은 2학기 중간고사를 봤습니다. 국어, 영어, 수학, 과학, 역사 그리고 한문이 있었지요. 한문 시험 범위에는 율곡 이이의 오언절구부터 두보의 오언율시 한시까지 포함돼 있었습니다. 아이와 같이 한문 교과서를 훑어보면서 '아이들이 이 한자를 다 외울까' 싶더군요. 제가 중·고등학교에 다닐 때는 천자문 정도만 외웠던 것 같은데 말이지요.

요즘 새삼스럽게 "아이들에게 한자를 가르쳐야 한다"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늘어나는 것 같은데, 아이들이 한자를 배우고 있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중·고교 한문 교과서에는 사자성어, 한시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유치원·초등학교 때 이미 한자능력시험을 보는 아이들도 많다고 들었습니다. 아이들은 분명 우리가 어릴 적보다 더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학력 저하라고요? 중학교 수학 문제를 한 번이라도 풀어 보고, 수행 평가를 한번 접해보면 아마 그런 말을 못할 것입니다. 아, 참고로 이번 중학교 2학년 딸의 역사 수행 평가 주제는 '제국주의 국가들이 식민지 침략을 민족주의와 인종주의 관점에서 어떻게 정당화하였는가'였습니다. (아들, 딸 모두 경기도 보통의 국공립 학교에 다닙니다.)

한자어 혼동은 아마도 실제 일상생활에서 사용 빈도가 현격히 낮아졌기 때문일 것입니다. 한자어를 많이 쓰는 기성세대와 요즘 세대의 대화가 줄어든 이유도 있겠지요. 저 같은 경우도 마천루 같은 한자어는 20대 때 알았습니다. 문해력의 문제는 한자 교육이 아닌 국어와 더 관련이 있을 것입니다.

24년 전, 수습기자 때 "분수령이 된다", "발판을 마련하다"라는 표현을 자주 쓰는 저에게 사수였던 선배는 '분수령→고빗길', '발판→디딤돌' 등의 쪽지를 써서 준 적이 있습니다. 그때부터 '고빗길에서', '디딤돌이 되다'라는 표현을 기사에 더 쓰게 됐지요.

'우천시' 대신 '비올 때', '금일' 대신 '오늘' 등으로 바꿔 표현하면 안 되는 것일까요. 세종대왕이 한글을 만든 이유도 쉽고 편안하게 사람끼리 더 잘 소통하라고 하기 위함이었으니까요. 소통이 중요한 때, 굳이 어려운 한자어를 쓸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글에서나, 말에서나 한자, 한자어 쓰는 게 더 고지식해 보이는 때도 지났고요.

아, 그러고 보니 제가 뉴스레터, 이메일 등을 쓸 때 마지막으로 쓰는 '이만 총총'(이만 悤悤)도 한자가 섞인 말이네요. 이만 총총은 편지글에서, 끝맺음의 뜻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이만 총총은 이해해 주시길. 이만 총총.

1.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선 강렬함"🔗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는 소설가 한강입니다. 한국 작가, 아시아 여성 작가로는 최초인데요. 소설로 등단한 지 꼭 30년 되는 한강은 어떤 작품을 써왔을까요?

2. 결혼하고픈 N년차 부부🔗

11쌍의 동성 부부가 오늘 지자체를 상대로 소송을 시작합니다. 동성혼을 법적으로 인정해달란 건데요. 법정 투쟁에 나선 이유를 3쌍의 부부에게 물었습니다.(연합뉴스)

3. 예비 아빠가 피해야 할 약🔗

10월10일이 '임산부의 날'인 거 알고 계셨나요? 임신 시기에 따라 여성이 조심해야 할 의약품이 다른데요. 임신을 준비 중인 남성이 주의해야 할 약도 있습니다.

4. 어르신 핫플은 여기🔗

지난해 수도권 지하철 1호선 역이 개통되면서 노년층의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곳이 있습니다. 경기 연천인데요. 하지만 부푼 기대를 안고 연천역에 내린 대부분은 곧 실망한다고 합니다. 직접 가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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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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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만의 '관람 불가'

또 프랑스 얘기입니다. 표현의 자유를 중시하는 프랑스는 영화 등급 판정에도 관대한데요. 8년 만에 '18살 미만 관람 불가' 판정을 받은 영화가 나왔습니다. 호러 영화 '테리파이어 3'인데, 잔혹한 장면에서 퇴장하거나 구토한 관객도 있었다고 합니다. 배급사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기사보기

클립아트코리아

가을 탄다? 우울증입니다

바깥 활동하기 딱 좋은 날씨인데요. 혹시 만사가 귀찮고 집에만 있고 싶으신가요? 실제 늦가을인 11월에 우울감을 호소하는 환자가 가장 많다고 하는데요. '계절성 우울증'이 찾아왔다면 이렇게 해보세요.👉기사보기

수십년을 혀가 닳도록 '문해력이 떨어지고 있다!'며 외쳐왔으면, 뭘 어떻게 하자는 얘기가 있어야 하지 않나? 문해력 향상을 위해 학교 교육을 어떻게 바꾸자고 말하는 사람이 있어야 하지 않나? 한해 한권도 읽지 않는 성인들을 위해 성인 1인당 1년에 10권의 책을 무상 공급하겠다는 사람이 나와야 하지 않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