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꺼운 야근의 밤

10월 14, 2024

2024. 10. 14. 월요일

'우승자를 적을까 말까…'

지난 8일 넷플릭스 시리즈 '흑백요리사:요리 계급 전쟁'의 최종회가 공개된 이후 고민에 휩싸였습니다. 최종회 공개 시기에 맞춰 '흑백요리사'의 인기 비결을 살펴보는 기사를 쓰는 중이었는데요. 우승자를 쓰지 않으려니 중요한 정보를 빼놓는 것 같고, 쓰려니 아직 안 본 이들에게 스포일러를 하는 것 같아서 영 신경이 쓰이더라고요. 이 문제로 저희 팀 단체 대화방에서도 토론이 이뤄지기도 했습니다.

논의 끝에 우승자의 이름을 기사에 적었습니다. 이미 다른 기사에 우승자가 나오기도 했고,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최종회를 설명하는데 우승자에 대한 이야기를 배제하기도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대신 서두에 '※ 기사에 최종 우승자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라는 주의 문구를 써넣었습니다. 덕분에 항의성 메일은 받지 않았습니다.

방송 관련 기사를 쓰다 보니 주변에서 드라마나 예능 시리즈가 재미있는지 질문을 받을 때가 많습니다. 신나게 설명하다가 아차 싶어 '계속 말해도 되냐'고 되묻습니다. 혹은 질문을 던진 쪽에서 이제 그만 말하라며 황급히 제 입을 막기도 하고요. '명작은 결말을 알아도 명작'이지만, 결말을 알아버리면 김이 새버리는 것 같으니까요.

이건 OTT 기반 시청이 일반화된 것과 무관하지 않은 현상이기도 한데요. 한 채널에서 정해진 시각에 프로그램을 보여주던 시절에는 모두가 같은 때 결말을 알곤 했습니다. 물론 당시에도 방송을 놓쳐 못 본 이들은 있었겠지만요. 하지만 OTT로 방송을 보는 일이 만연해진 지금은 사람마다 프로그램을 보는 시각이 제각각입니다. 방심하다간 스포일러를 하기도, 당하기도 쉬워졌습니다.

'흑백요리사'에 관한 기사는 이렇게 별 탈 없이 넘어갔는데요. 앞으로 스포일러 없이 방송 기사를 재미있게 쓰는 방법을 고민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혹시 몰라서 오늘 레터에도 '흑백요리사'의 결말을 적지 않았습니다. 스포일러로부터 안전한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1. '채식주의자' 공장의 풍경🔗

늦은 밤 인쇄기가 분주히 돌아갑니다.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를 찍는 공장인데요. 그의 작품은 1분당 136권씩 팔리고 있죠. 흥분 가득한 현장에 가봤습니다.

2. 쓰레기 풍선 vs 삐라 드론🔗

'드론이 평양 상공에서 삐라를 뿌렸다'며 북한이 보복을 예고했죠. 정부는 여기에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는데요, 이런 태도가 위험을 키운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3. 갑질로 쪽 뺀 기름값🔗

교촌이 공정위로부터 과징금 처분을 받았습니다. 가맹점에 기름을 공급하는 협력사의 유통마진을 1캔(18ℓ)당 1350원에서 무려 0원으로 깎아버렸기 때문입니다.

4. 철거까지 D-17🔗

독일 베를린의 '평화의 소녀상'이 위기에 놓였습니다. 관할 구청에서 "관행상 2년을 넘길 수 없다"며 철거명령을 한 건데요. 살펴보니 꼭 그렇지만도 않았습니다.

5. "새벽 첫 배 타고 출근해요"🔗

어부가 아니라 3개 중학교에 겸임 교사로 근무한 ㄱ씨의 증언입니다. 2곳은 왕복 1시간 이상 배를 타야 했는데요, 교사 감원으로 내년 상황은 더 나빠집니다.

AP 연합뉴스

사하라 사막의 호수

지난 2일(현지시각) 사하라 사막 관문인 모로코 메르주가에 있는 야자수가 물에 반쯤 잠겨있는 모습입니다. 사하라 사막에 50년 만에 폭우가 쏟아지며 기이한 풍경이 펼쳐진 겁니다.👉기사보기

배영 신기록 2분8초81

수영 국가대표 이은지가 한국 기록을 새로 썼습니다. 그제 열린 전국체육대회 여자 고등부 배영 200m 결승에서 2분8초81로 우승하며 신기록을 세운 건데요. 여자 배영에서 한국 신기록이 나온 건 5년 만입니다.👉기사보기

비결은 '고.대.옥.생'

무슨 밭인지 모르겠다고요? '고대옥생'(고추, 대파, 옥수수, 생강)입니다. 대파는 고추의 벌레를 방지해주고 옥수수는 생강을 그늘지게 하죠. 어디 뭘 심어놨는지 헷갈릴 정도로 다양하게 심었더니, 농작물끼리 서로 도우며 기후위기를 이겨냅니다.👉기사보기

혼자 바에 앉아서 손님들 구경도 했는데, 가끔 밤 10시쯤 외국인 노동자가 오곤 했다. 그 손님은 천원짜리와 동전들을 카운터 앞에 늘어놓고, 꼼꼼히 세어가며 계산을 하고 흐뭇한 미소로 칵테일을 기다렸다. 바 사장님도 기분 좋은 미소로 계산하고 정성스레 칵테일을 만들어 주셨다. 그리고 그 손님은 20분가량 고혹적인 그 빛깔을 음미하며, 보는 사람까지도 행복해질 정도로 맛있게 칵테일을 마셨다. 아마도 그 시간대 지구상에서 가장 맛있는 칵테일이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