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가게 알바생이 간첩된 썰

쾌적하게 보기   Ι   구독하기 2024. 10. 24. 목 퇴근길 마트에 갔더니 탐스러운 주황빛 단감이 계절 신상의 자태를 뽐내고 있었습니다. 평생 다이어터의 죄책감을 덜어주던 토마토는 미친 몸값을 떨치고, 김장철 앞둔 배추의 콧대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높아가는 와중에 갈 곳 잃은 제 시선을 받아주던 단감이 어찌나 고맙던지요. 현업이 바빠질 때 요리나 뜨개질 등 살림에 집착하는 특징이 있는 저는, 급기야 '저걸 깎아 줄줄이 꿰어 곶감을 만들리라' 주먹을 불끈 쥐다가 '어머나, 아직 겨울이 아니네!' 하는 깨달음에 이르러 침착함을 되찾았습니다. 한 알 한 알 손질해 꿰어 널고도, 한참을 지나 완성되는 곶감은 한겨울 뜨끈한 이불 속에서 달큰함을 맛볼 그날에 대한 기대만으로도 오랜 기다림 속 행복함을 음미할 수 있는 간식이지요. 아직 곶감에는 도전해 보지 못했지만 보늬밤이나 식혜와 같이 때로 뭉근한 시간이 걸리는 간식을 만들 때가 있는데, 100%의 확률로 타인을 위한 작업입니다. 그리고 그 대상은 늘 특별히 마음을 나누고픈 존재였고요. 그 달콤함이 저를 위한 것이 아니어도, 한나절은 족히 걸릴 번잡한 손질과, 한겨울 눈바람 속 기다림을 기꺼이 감수하는 까닭은 그 곶감을 입에 넣고 함박웃음 지어줄, 찰나이나마 사랑하는 이의 기쁨을 간절히 바라는 마음입니다. 입가에 슬며시 웃음이 떠오르는 그 상상 끝에, 최근 읽은 한강 작가의 미공개 작품에 대한 기사가 떠올랐습니다. 한 작가가 2014년 시작한 노르웨이 '미래도서관' 프로젝트에 참여해 지난 2019년 전달한 이 원고는 프로젝트의 취지에 따라 2114년에나 공개될 예정이라는 내용이었어요. 내용과 분량, 형식이나 주제 등은 공개되지 않은 이 글의 제목은 '사랑하는 나의 아들에게'입니다. 존재하나 읽을 수 없는 글이라니! 노벨상 수상 소식이 전해진 뒤 도서 품절 사태를 빚으며 너도나도 그의 작품을 읽고자 달려드는 이때 90년 동안 봉인될 글이라니! 90년이란 시간과 나의 나이를 견주어 가늠하다 매우 신속하게 "나는 당연히 살아생전에 저 글을 읽을 수 없겠구나"하는 결론에 이른 저의 마음이 쿵쾅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의 제 마음속 비트보다 훨씬 더 증폭된 환호로 2114년의 인류는 "오오, 드디어 그때가 왔다!"며 소중하게 그 작품을 펼쳐보겠지요? 사랑하는 이를 위해 가장 좋은 술을 묵혀두는 마음 같았달까요. 물질의 함수로는 계산할 수 없는 꽉 찬 풍요가 사랑에 있는 듯합니다. 이 청아한 가을 아침에, 제게도 jks님께도 기꺼이 나의 것을 아낌없이 나누고픈 그 사랑이 떠오르길 기대합니다.💜 연합뉴스 1. 내 딸 미행한 요원🔗 "(북한의) 지령 수령 중." 휴대폰을 들여다보는 진보단체 회원을 본 국정원 직원이 작성한 보고 내용입니다. 영화냐고요? 올 들어 12명의 민간인이 당한 일입니다.    2. 편의점의 뉴제너레이션🔗 가볍게 한끼 먹을 수 있는 편의점을 2030세대만 찾는 게 아녔습니다. 요즘엔 5060세대가 올려주는 매출이 급증했다는데요. 중장년층 맞춤 상품도 늘었습니다. 3. 우리야, 한남동 라인🔗 한동훈 대표는 김건희 여사와 가까운 '한남동 라인' 8명의 교체를 윤석열 대통령에게 요구했는데요. 실명이 공개된 그들은 누구, 누굴까요?   4. 모래 섞은 과자 먹였다🔗 한 초등학교에서 집단 학교폭력이 발생했는데요. 가해자들은 서면 사과와 학급교체 처분만 받았습니다. 알고 보니 그 중 한명은 시의원 자녀였습니다. 분노한 학부모들이 학교 앞으로 근조 화환 120개를 보냈습니다. 5. 전국 지도 바꿀 계획🔗 서울시가 지상철도 6개 노선을 땅에 묻겠다고 합니다. 경기도와 대전·부산시도 같은 계획을 내놨는데요. 아직 확정된 건 아닙니다. 정부 결정이 남아있습니다. 쉐이크쉑 글로벌한 '맵달'  미국 3대 버거, 쉐이크쉑의 메뉴 '한국식 프라이드치킨 샌드위치'입니다. 지금 미국에선 한국 양념치킨처럼 '맵달'(맵고 달달)한 메뉴가 전체 레스토랑의 10%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라는데요. 스파이시(spicy)와 스위트(sweet)를 합친 '스위시'(swicy)란 새로운 말까지 만들어졌습니다.  산업용 전기요금 9.7%↑ 오늘부터 산업용 전기요금이 ㎾h당 평균 16.1원 오릅니다. 중소기업은 1년에 100만원, 중견기업과 대기업은 1억1000만원 가량을 더 내야 하는데요. 주택용 전기요금은 그대롭니다.👉기사보기  게티이미지뱅크 멀어지는 백세시대 jks님은 몇살까지 살고 싶으세요? 의학기술 발달로 기대수명이 가파르게 늘면서 '100세 시대'란 말까지 나오는데요. 최근엔 기대수명 증가세가 빠르게 둔화되고 있다고 합니다. 왜 그럴까요? 그럼 몇살까지 살 수 있을까요? 로그인하고 읽어보세요.👉기사보기 모든 노동자들은 머리를 집에 두고 출근한다는 농담이 있다. 여기서 머리는 창의성이다. 왜 회사에 머리를 안 가져올까. 답은 간단한데 머리가 하나뿐이라서가 아닐까. 근무 중인 노동자는 자동차나 기계를 운전 중인 사람의 상태와 비슷하다. 얼핏 머리를 안 쓰는 것 같지만 운전 중에 고도의 계산이나 창의적인 기획을 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런 걸 시키고 싶다면 운전을 안 하는 자리로 바꿔 줘야 한다.  👉[크리틱] 머리를 두고 온 사람   공유하기게시하기웹에서 보기 jks님의 의견을 기다립니다 자주 묻는 질문  Ι   지난 레터 보기 한겨레 daily@hani.co.kr 서울시 마포구 효창목길 6 1566-9595 수신거부 Unsubscri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