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무새’ 대처법

10월 07, 2024

2024. 10. 7. 월요일

삶은 디테일의 숲을 걷는 과정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렵지만 한 걸음 한 걸음을 성실하게 디뎌갈 때 그 여정이 풍성하고 단단해지는구나, 하는 생각을 얼마의 구간을 지나온 뒤, 문득 걸어온 길을 돌아보던 순간에 종종 했더랍니다.

그걸 알면서도 길을 시작할 때는 잘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당장 펼쳐진 길의 까마득함에 압도당하기 때문입니다. 김나리 작가와의 인연이 처음 시작되었을 때도 제게는 그런 긴장감이 팽팽했습니다.

올해 초부터 한겨레에서는 새로운 디지털 전용 콘텐츠 '오늘의 스페셜'을 선보이고 있는데요. 쏟아지는 뉴스 사이, 새로운 관점으로 깊이 있게 읽을거리들을 독자에게 전하기 위해 마련한 콘텐츠 서비스입니다. 연초부터 독자들께 많은 사랑을 받았던 '김규진의 모모일기'의 연재 종료를 앞두고 여러모로 적합한 후속 필자를 기한 내에 찾아야 한다는 미션이 마음을 누르고 있었는데, 그때 떠오른 이가 김나리 작가였습니다.

'오픈리 레즈비언'으로 스스로를 밝힌 김나리 작가는 독일과 한국에서 영화와 미디어를 비롯한 다양한 일을 하며 따뜻하고 치열한 삶을 살아내는 중이었습니다. 마침, 책도 펴낸 그가 새 피앙세와 함께 두 번째 신혼일기를 쓸 참이었으니, 그 이야기를 한겨레 독자들과 나눌 수 있다면 참 좋겠다 생각했지요. 그 과정은 다행히 매끄럽게 진행되어 지금 독자들께 '김나리의 레인보우 허니문' 연재를 전해드리고 있답니다.

섭외라는 공식적인 첫 만남에 이어 매주 원고 마감을 위해 연락을 주고받으며 우리의 인연도 조금씩 디테일들을 쌓아갔습니다. 대부분은 손댈 일 없는 완전원고였지만, 독일에서 오래 생활한 탓에 종종 번역 투로 한국어를 사용하게 된다는 김 작가는 얼마든지 원고를 손질해달라며 열린 마음으로 말해주었습니다.

가끔 원고 속 상황이나 사진 설명에 대한 이해를 위해 온라인으로 대화를 이어갔습니다. 그런 대화 속에서 열아홉 살 된 반려묘 니모와 독일에 유지하고 있는 그의 집 이야기들을 할 때, 마치 고향을 묘사하듯 푸근해지는 그의 마음도 느꼈습니다.

그러다가 지난 늦여름, 곧 독일로 떠나게 될 김나리 작가 부부와 처음으로 만났는데요. 그의 이주와 비슷한 시기에 '오늘의 스페셜' 담당 부서와 편집자도 바뀌게 되어 처음 대면하는 자리에서 작별 인사를 나누게 된 것이지요. 그 뒤로 저는 독자의 입장에서 매주 목요일 그의 글을 기다렸습니다.

그러던 중 그의 독일 집 이야기가 실린 지난주 글을 읽었습니다. 지은 지 139년 된 그 집의 모퉁이에 놓인 옛 난로와 부엌에 자리 잡은 석탄 오븐, 가만히 한쪽을 응시하는 고양이 니모의 옆모습을 보는 순간, 그와 나누었던 2D의 대화가 4D의 경험으로 되살아나는 듯했습니다. 독일 집을 이야기할 때 그의 입가에 머물던 아스라한 미소의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일로 만난 사이였지만 어느새 저는 그의 삶과 사랑을 진심으로 응원하는 친구의 마음을 품게 되었습니다. 타인과 사회의 룰 대신, 자신의 마음에 귀 기울여 제 삶의 모양을 만들어온 용감한 제 친구의 신혼일기를 jks님께도 슬쩍 권해봅니다.

요즘처럼 밖에서 놀기에 딱인 때도 없죠. 이 가을이 가버리기 전에, 나무의사와 나들이 떠나는 건 어떠세요? 솔방울 요요를 만들어 함께 놀아도 보고요. 다 준비돼 있으니, 편한 신발만 신고 오시면 됩니다.

휘클리 심화반_9강

🌲1교시: 나무의사의 강연(50분)

주제: 천리포수목원에서 나무의사의 하루

🌳교시: 나무의사와 함께하는 효창공원 산책(40분)

🌴3교시: 자연물 놀잇감 만들기(40분)

10월26일(토) 오후 1시, 한겨레신문사와 효창공원에서 놀아요.👉티켓 구매하기

연합뉴스

1. '안 자를게, 각서만 쓰면'🔗

의대 증원에 반발해 의대생들이 학교를 떠났죠. 정부는 내년에 돌아온다고 약속하면 휴학을 승인해주겠다며 한발 물러섰는데요. 글쎄요, 효과가 있을까요?

2. 평일 vs 주말, 언제 할래요?🔗

주말에 몰아서 운동하는 분들 많으실 텐데요. 앞으론 자책하지 마세요. 매일 운동하든, 주말에만 운동하든 질병 예방효과는 비슷하단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3. 시원하게 터뜨린 100억원🔗

그제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엔 107만명의 시민이 모였습니다. 세계불꽃축제를 보러 간 건데요. 올해로 20년째, 한화가 매년 불꽃축제에 100억원을 쓰는 이유는 뭘까요?(연합뉴스)

4. 제발 술꾼끼리 노세요🔗

퇴근 후 회식도 싫은데, 대리운전까지 시키는 상사가 있습니다. 거절하니 추가 업무를 지시했는데요. 퇴사만이 답일까요? 그 전에 이렇게 한번 해보세요.

5. 예비군 훈련소? 차라리 교도소를🔗

경기 의정부에 사는 예비군은 45㎞ 떨어진 포천까지 가서 훈련을 받습니다. 의정부엔 예비군 훈련장이 없기 때문인데요. 새로 만들려고 해도 주민 반발이 거세다고 합니다. 의정부만의 문제는 아닙니다.(연합뉴스)

AP 연합뉴스

가자를 위한 기도

그제 일본 도쿄의 한 사원에 모인 사람들이 휴대폰으로 불을 밝히고 있습니다. LED 촛불로 '가자(GAZA)'란 글자도 만들었는데요. 가자전쟁 발발 1년을 이틀 앞두고 한국, 미국, 멕시코, 이탈리아, 인도네시아에서도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시위가 열렸습니다.👉기사보기

5만원X2장=11만3700원?

계산이 틀렸다고요? 두장 붙은 5만원권의 가격입니다. 한국은행이 화폐 수집용으로 절단하지 않은 채 발행한 5만원권을 처음 판매하는데요. 일련번호가 101~110번인 5만원권의 경매는 두장 1세트에 11만3700원부터 시작합니다. 일련번호가 1~100번이면 화폐박물관에 전시됩니다.👉기사보기

게티이미지뱅크

왜 손해 봐야 해요?

jks님은 자녀를 낳는 게 좋다고 생각하시나요? 혹시 출산이 여성에게 손해라고 보시나요? 성인 1000명에게 같은 질문을 던졌는데요. 남성과 여성 사이 인식 차이가 컸습니다. 어느 정도냐면요.👉기사보기

노스탤지어(향수)를 느끼는 장소 역시 고향보다는 고교 시절을 보낸 거창이나 대학 졸업 뒤 살았던 도쿄이다. 내게 고향은 '마음속에 깊이 간직한 그립고 정든 곳'이라는 감성적 의미보다는 '태어나고 자란 곳'이다는 사실의 서술에 가깝다. 그래서 종종 고향도 아닌데 왜 양양으로 왔냐는 질문을 받으면 오히려 이상했다. 고향이기에 더 애틋하지 않은 것처럼 고향이 아니라서 더 낯가릴 이유도 없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