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디 죽인 공범자들

10월 17, 2024

2024. 10. 17. 목

지난주 아이가 가을 소풍을 갔어요. 7살, 마지막 유치원 소풍이요. 매해 싸던 김밥인데 이번엔 기분이 묘하더라고요. '이제 정말 아기가 아니구나.' 뭔가 뭉클하고 쓸쓸한 그런 마음이요. 사실 아이를 키우며 '애 때문에 힘들다'고 느낀 적은 없어요. 회사나 일 때문에 힘들 때도 오히려 '아이가 있어 버틴다'고 생각할 때가 많았거든요. 그만큼 아이가 주는 '충만함'은 엄청났어요.

그래도 돌이켜보면 아이 2살 때는 상황이 좀 힘들었어요. 육아 휴직을 끝내고 복직하는 시점에 세종의 정부부처 출입으로 업무 조정이 됐거든요. 제가 사는 대전 동네에서 세종 부처까진 차로 1시간 이상 거리(밀리지 않을 때)이고 양가에서 육아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 아이는 저녁 늦게까지 어린이집에 있는 날이 많았어요. 그나마 저녁 9시 넘어서까지 돌봐주는 시립어린이집이라 가능한 일이었죠.

왜 꼭 제가 하원 담당인 날(남편이 업무상 저녁 자리가 있는 날) 예상치 못한 야근을 하게 되는 걸까요? "어머니, 죄송한데 언제쯤 오실까요? 아이가 너무 울어서요." 초인종 소리를 듣고 기대했다가 엄마가 아닌 친구네 엄마인 걸 알고선 울기 시작했다는 선생님 설명을 듣고 어떻게 운전해 대전까지 왔는지 기억나질 않아요. 그땐 퇴근길 펑펑 우는 날이 정말 많았어요.

좀 살만해진 건 1년 만에 다시 대전 지역 담당으로 오면서인데요. 집과 어린이집, 출입처까지 모두 차로 20분 거리 안에 있으니, 업무와 육아 모두에서 여유가 생기더라고요. 정 급할 땐 아이 하원부터 시킨 뒤 옆에 앉혀두고 일할 수 있었어요. 전혀 힘들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거의 매일 울던 시간과 비교하면 '천국'이더라고요.

그렇게 비교 체험을 한 뒤 '수도권에 살았다면 어땠을까' 상상하니 아찔했어요. 출퇴근만 1시간 이상인 게 흔한 일인 수도권에서 다른 이의 도움 없이 아이를 키우는 건 진짜 정말 힘들겠구나 싶어 아찔하더라고요. 그때 처음 진심으로 '지역에 살아 다행'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렇게 함께 자란 아이가 곧 초등학생이 된다니 좀 이상해요. 주변에선 "초딩 때부터가 진짜"라며 겁을 주기도 하지만, 뭐 어떻게든 되겠지요. 그때 고민은 그때 하는 걸로 미뤄두려고요.

1. 누가 잔디를 죽였나🔗

한국 축구장의 '논두렁 잔디'는 손흥민 선수까지 쓴소리를 하게 만들었죠. 원인은 뭘까요. 관리 부실? 예산 부족? 잔디를 망친 진짜 범인을 확인해보세요.

2. 2 대 2, '무승부'🔗

어제 실시된 재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이 부산 금정·인천 강화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전남 곡성·영광에서 승리했습니다. 각자 강세 지역을 지킨 건데요. 서울시교육감엔 '진보 단일후보' 정근식 후보가 당선됐습니다.

3. 묻고 따지고 안 드립니다🔗

아침 6시55분, 직장동료의 차로 출근하다 사고가 나면 보험금이 나올까요? 정답은 '불가'인데요. 저녁 8시5분에 '카풀 퇴근'하다 사고가 나도 마찬가지입니다.

4. "생각할 시간이 필요해요"🔗

노벨문학상 수상 뒤 한강 작가의 첫 인터뷰가 공개됐습니다. 노벨상의 나라죠, 스웨덴의 공영방송이 그의 서울 집을 찾아간 건데요. 12월 시상식을 앞둔 그가 지금 하려는 건 이겁니다.

5. 피추킨씨의 '실화' 표류기🔗

고무보트에 탄 채 차가운 오호츠크해를 표류한 러시아 남성이 67일 만에 구조됐습니다. 안타깝게도 형과 조카는 숨졌는데요. 그는 어떻게 살아남았을까요?

AFP 연합뉴스

트럼프의 '덩실덩실'

얼굴이 심각해보인다고요? 춤추는 중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가 14일(현지시각) 펜실베이니아주 유세 중 39분간 노래에 맞춰 몸을 흔들었는데요. 갑작스러운 댄스타임을 본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는 그의 정신 건강을 걱정했습니다.👉기사보기

35만원짜리 '디지털교육 쿠폰'

교육부가 내년부터 30살 이상 1만명에게 연 35만원짜리 인공지능·디지털 학습 쿠폰을 나눠줍니다. 디지털 활용 능력을 높일 기회를 주겠단 건데요. 1만명 선정 기준은 검토 중입니다.👉기사보기

연합뉴스

한국시리즈 시구자는?

가을 야구에서 시구할 아이돌 가수를 섭외했는데 비로 경기가 하루 연기된다면? 다음날엔 가수 일정이 안 된다면? 대타를 찾으러 난리가 나겠죠. 요즘 각 구단 마케팅팀의 일상인데요. 경기 첫 공을 던지는 시구의 세계, 야구 기자가 알려드립니다.👉기사보기

교수 사회에서 흔히 듣는 이야기다. '혼자만 잘났잖아요. 실력은 모르겠는데 성격에 문제가 있어요. 주변 사람을 잘 안 챙겨요. 학생 지도는 안 하고 돈벌이만 신경 써요.' 다른 교수에 관한 험담을 내게 전하는 상황이다. 이런 험담의 결정판은 이것이다. '학내에서 그 사람에 관한 얘기가 참 많아요.' 여기서 언급된 '얘기'는 당연히 칭찬이나 미담이 아니라 험담이다. '참 많아요'라는 묘사를 통해 그 험담이 보편적으로 인정되고 있음을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