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발점? 욕하지 마세요”

10월 08, 2024

2024. 10. 8. 화요일

지난주 택배함에 한국산 누룩이 도착했습니다. 일본에서 막걸리를 만듭니다. 여기서 만난 여러 취재원에게 '진짜 한국 수제 막걸리를 맛보게 해주겠다'고 설레발을 쳤더랬습니다. 물건값의 두배 넘는 돈을 내고 지마켓에서 국제 배송을 받는 유난을 떨었습니다.

술 담는 통은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테무'에서 20리터짜리를 샀습니다. 5㎏짜리 일본 쌀도 샀습니다. 요즘 한·일과 중국 관계가 조금 소원하지만, 아무튼 이게 완성되면 '한·중·일 공조 막걸리'가 될 거 같습니다.

막걸리 만드는 방법은 뜻밖에 간단합니다. 준비물은 쌀, 물, 누룩입니다. 1) 쌀로 고두밥을 찝니다 2) 잘 식혀서 물과 섞습니다 3) 누룩을 넣고 물기가 사라질 때까지 주물러 줍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쌀:누룩:물의 비율인데, 1kg(쌀):1L(물): 100g(누룩) 비율이면 큰 실패가 없는 것 같습니다. 이걸 통에 담아 보름쯤 기다리면 맛있는 막걸리가 됩니다. 그대로도 괜찮지만, 여기에 1)∼3)의 과정을 한 번 더 해서 술통에 추가하면 '이양주', 세 번을 하면 '삼양주'가 됩니다. 삼양주는 양만 세 배가 되는 게 아니라 정성과 맛도 세 배가 됩니다.

지난 1일부터 이틀씩 걸러 삼양주를 만들었습니다. 한 보름 뒤에, 아마도, 맛있는 술이 될 거 같습니다. 술통은 자주 여는 법이 아닌데, 궁금해서 자꾸 열어보게 됩니다. 술 만들어지는 소리가 '토닥, 토닥' 빗방울 떨어지는 듯, 지친 동료 어깨 두드리는 듯 듣기 좋습니다.

특히 지금처럼 맑은 가을 술 익는 소리는 참 좋습니다. 여기서 만난 좋은 분들과 곧 막걸리를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름다운 것들이 늘 짧게 왔다가 갑니다.

jks님도 짧은 가을, 좋은 분들과 좋은 것을 나누는 시간 보내시길 바라봅니다.

📣H:730은 한글날(9일)인 내일 쉬어갑니다. 목요일(10일) 아침에 뵙겠습니다.

게티이미지뱅크

1. '족보' 먹으며 '이부자리' 봐요🔗

족보=족발보쌈, 이부자리=별자리. 요즘 이렇게 생각하는 학생들이 있다고 합니다. 극단적인 사례 아니냐고요? 아닙니다. 교사 5848명의 경험담을 들어보세요.

2. '김건희 심판본부'의 시간🔗

김건희 여사는 필리핀에 있는데요. 국회 국정감사 첫날은 김건희로 시작해 김건희로 끝났습니다. 관저 이전·공천 개입·황제 관람까지, 그의 의혹을 정리했습니다.

3. "장관님 차 매물 올렸어요, 제 맘대로"🔗

국정감사장에선 '당근' 논쟁도 있었습니다. 윤종군 의원이 박상우 국토부 장관의 관용차를 당근마켓에 5000만원에 올렸다가 항의받은 건데요. 윤 의원은 왜 허위매물을 올린 걸까요?

4. 공익법인 공포법인🔗

대북전단 살포단체인 '겨레얼통일연대'가 인천에서 쌀이 든 페트병을 북한으로 보내고 있습니다. 접경지역 안전을 위협하는 이 단체는 기부금을 쉽게 모아왔는데요. 비결이 있었습니다.(연합뉴스)

5. 8900원 치킨 시키는 법🔗

매장용보다 배달용 메뉴를 더 비싸게 받는 배달앱 '이중가격제'로 음식 배달이 부담스럽진 않으세요? 이 틈을 타 소비자를 공략하는 업체가 있습니다. 편의점입니다.

하인즈

흑인에게도 아빠가 있다

케찹으로 유명한 미국 식품제조회사 하인즈 광고입니다. 영국 지하철에 걸렸는데요. 어색한 점 눈치채셨나요? 백인 신랑 옆엔 부모가, 흑인 신부 옆엔 엄마만 앉았죠. SNS에서 "흑인 소녀에게도 아빠가 있다"는 비판이 나오자, 하인즈는 공식 사과했습니다.

1조2079억원

걸그룹 르세라핌의 새 앨범을 기념하는 굿즈(상품)입니다. 르세라핌, BTS, 세븐틴이 속한 기획사 하이브는 최근 3년간 굿즈를 팔아서 1조2079억원을 벌어들였는데요. 소비자의 권리도 잘 보장해주고 있을까요?👉기사보기

연합뉴스

10만발이 남긴 것

화려한 세계불꽃축제가 끝난 뒤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엔 쓰레기 산이 생겼습니다. 10만발의 불꽃이 남긴 건 쓰레기만이 아닌데요. 사람은 초미세먼지를 들이마셔야 하고, 새는 죽을 수도 있다고 합니다. 대안을 찾는 국가들도 있습니다.👉기사보기

교사가 되어 다시 학교에 돌아왔을 때, 교칙에 체벌조항이 남아 있는 것을 보고 적잖이 놀랐다. 조항에는 매의 길이와 굵기가 정해져 있었고, 교육적인 목적으로만 사용해야 한다는 단서가 적혀 있었다. 매를 맞는 것도 싫었지만 때리는 주체가 되는 건 더 당황스러웠다. 사람이 사람을 때릴 수 있고, 그게 교칙에 나와 있다는 것, 그 이상함을 나만 느끼는 건가 싶어 불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