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전화가 시작이었다

12월 15, 2023

2023. 12. 15. 금요일

한겨레에는 '저널리즘책무실'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말 그대로 언론과 기자가 지켜야 할 책무를 점검하는 조직인데요. 언론 전문가인 외부위원들이 한겨레 보도를 살펴보고 좋은 점, 아쉬운 점을 담은 글, '책무실 통신'이 종종 책무실을 통해 올라옵니다. '혹시나 내 기사가 이상하진 않았을까' 걱정하는 마음으로 열어보곤 합니다.

경제산업부에서 일한 지 얼마 안 됐을 때 책무실 통신을 보고 힘이 빠졌던 기억이 있습니다. "솔직히 경제를 잘 몰라서 경제면 기사를 종종 건너뛴다"는 얘기로 시작하는 글이었습니다. 은행의 이자 장사, 대기업의 현지 전략을 다룬 기사가 "한겨레신문 기사가 맞는지" 의심스러웠다는 질책도 있었고요. 반성하게 되는 대목도 있었지만, 책무위원도 읽지 않는 지면을 만드는 사람으로서 착잡했습니다.

경제전문매체가 아닌 일명 '종합지' 경제 분야에서 일하는 동료 기자들과 비슷한 이야기를 나누긴 합니다. 종합지의 경제부 기자란 무엇을 하는 존재인가. 어쩌면 철학적인 고민이고, 늘 해답은 없습니다.

많은 독자가 경제를 어렵게 느끼다 보니 쉽게 쓰려면 한없이 늘어지는 것이 문제고, 전문가 수준의 독자를 고려하다 보면 '내가 뭐라고 이걸 쓰나' 싶어 자괴감에 빠집니다. 대부분 기사가 온라인에서 소비되는데, 경제매체와 종합매체를 구분하는 사고가 문제란 반성도 종종 하고요. 정치를 모르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지만, 경제를 모르는 것은 괜찮은 미묘한 '위계'에 대해서도 자주 생각합니다.

그 사이를 오가다 최근 작은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일단은 경제를 어렵게 느끼는 독자들에 집중해보기로 했습니다. 경제산업부에서 저와 함께 금융 분야를 취재하고 있는 동료 기자들과 '쉽고 친절하게' 금융을 풀어주는 디지털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는데요.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한 해가 저무는 시점이다 보니 개인적 고민을 담은 글이 길어졌습니다. 사실 jks님께 조언을 구하고 싶은 건 딱 하나입니다. '쉽고 친절한 금융 콘텐츠'에서 보고 싶은 이야기를 알려주시면 프로젝트에 잘 참고하겠습니다. 참고로 이것은 저의 2023년 마지막 편지이고, 새해에 다시 반갑게 인사드리겠습니다.

1. 대통령실이 전화한 뒤 회수됐다🔗

대통령실은 실종자 수색 중 사망한 해병대원 사건에 대해 군의 보고를 받지도, 군에게 지시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해왔는데요. 이걸 뒤집을 만한 정황이 나왔습니다.

2. "땡큐, 산타 파월" 한은은 못 웃는 이유🔗

미국 연준이 내년 3차례 금리를 내릴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고금리 장기화' 우려가 줄면서 국내 증시도 들썩였는데요. 한국은행만 난감해 하고 있습니다.

3. 층간소음 보복=스토킹범죄🔗

층간소음에 시달리면 맞대응하고 싶단 충동도 드는데요. 참아야겠습니다. 반복적인 보복소음은 스토킹으로 처벌될 수 있단 판결이 나왔습니다. 조건은 있습니다.

4. '40살 미만+초혼+내국인'만 결혼하세요🔗

대전시가 2025년부터 신혼부부에게 총 500만원을 줍니다. 결혼장려금을 받을 수 있는 기준은 무척 까다로운데요. 1년에 몇명이나 받을 수 있을까요?

5. 동물 성학대범을 잡아라🔗

다른 범죄보다 재범률이 4배 높은 동물 성학대. 미국, 독일, 스위스는 동물 성학대자를 처벌하고 심리치료를 명령하기도 하는데요. 한국 법엔 아무런 규정도 없습니다.

로이터 연합뉴스

12월의 해수욕

한국의 겨울만 포근한 게 아닙니다. 겨울로 접어든 스페인의 12월 기온도 역대 최고치(29.9도)를 기록했다는데요. 스페인 남부 말라가의 말라게타 해변만 보면 완전 여름입니다.👉기사보기

2023년 보내는 한 잔

jks님은 어떤 크리스마스·연말 모임을 계획하고 있나요?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인 만족감)가 중요하다면 홈파티는 어떤가요? 송년의 밤에 어울릴 칵테일 제조법 6가지, 알려드립니다.👉기사보기

나는 천성이 얄팍하여 친한 사람과는 허튼소리나 하며 시간을 보낸다. 그러다가 탈이 난다. 며칠 전에도 후배에게 도가 넘게 말장난을 치다가 탈이 났다. 아차 싶어 사과를 했지만, 헤어질 때까지 굳은 얼굴을 풀지 않았다. 상대방을 살피지 않고, 땅콩 까먹듯이 장난질을 계속하니 사달이 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