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태자는 구세주일까

12월 18, 2023

2023. 12. 18. 월요일

저는 스무살 이후로 줄곧 '그럴싸한 취미'를 찾아 방황해왔습니다. 음악 듣기, 영화 보기, 책 읽기는 무척 좋아하지만 너무 평범해서 어디 내놓을만한 취미는 아닌 것 같았거든요.

대학 때는 한창 유행하던 타로카드를 배우기도 했고요. 알록달록한 실에 반해 뜨개질을 한 적도 있었습니다. 한때 흠모하던 분이 좋아한다길래 클라이밍도 해봤고, 동네 문화센터에 전통악기 해금을 배우러 다니기도 했죠. 다 오래는 못 갔습니다. 취미는 모름지기 즐기기 위해 하는 일인데, 즐기는 마음보다 그럴싸한 취미를 가지고 싶다는 겉멋이 더 앞섰기 때문일 겁니다.

최근에 제게는 새로운 취미가 하나 생겼습니다. 바로 마작입니다. 영화 <색계>에서 탕웨이와 양조위가 하던 바로 그 게임이죠. 한국에선 마작이 도박으로만 알려졌지만, 사실 중국과 일본에서는 친구나 가족끼리 흔히 즐기는 보드게임입니다. 홍콩 배우 장국영도 마작을 무척 좋아했다죠. 제가 좋아하는 중화권 영화에 마작 치는 장면이 빠지지 않고 나오길래, 룰이나 배워보자며 시작했다가 제대로 재미 들렸습니다.

마작은 13개의 패를 쥐고 시작해서 패를 하나 가져오고 버리면서 한 마리의 용을 만드는 게임입니다. 가장 먼저 용을 만들어 승천시킨 사람이 승리하고, 희귀한 용을 만들수록 큰 점수를 따요. 알록달록한 마작패를 달그락 달그락 섞는 손맛이 참 즐겁습니다. 마작은 패가 총 136개나 되기 때문에 48장짜리 화투로 치는 고스톱보다야 배우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래 봤자 게임이죠.

마작에서 제일 어려운 건 사람 4명 모으는 겁니다. 운 좋게도 저는 뛰어난 영업력으로 벌써 친구를 2명이나 마작 세계로 끌어들였어요. 요즘 저와 친구들은 시간만 맞으면 일요일 오후 어김없이 마작교실에서 만납니다.

이겨도 그만 져도 그만인 마작을 치며 도란도란 농담 나누다 보면 시간 가는 줄도 몰라요. "아, 마작 치고 싶다" 소리를 입에 달고 삽니다. 어쩐지 제 평생의 취미를 찾은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어디가서 '도박꾼' 소리를 들을는지 모르는 취미지만 이보다 더 재미있을 수가 없습니다. (저는 물론 돈 안 걸고 칩니다.)

그 어떤 취미에도 정착 못 하고 떠돌던 제가 오랜 취미 사냥에 비로소 성공한 걸까요? 곰곰이 생각해봤는데요. 아무래도 이번엔 혼자가 아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친구와 함께 취미생활을 해보기는 처음이더라고요. 어쩌면 제 취미는 마작이 아니라 친구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혹시 jks님도 마작 배워보실 생각 없으신가요? 네, 이거 마작 영업 글 맞습니다.

📣휘클리(h_weekly)가 두번째 '휘클리 심화반'을 엽니다. 새해맞이 그룹 스터디와 취향 저격 모임을 한 번에 할 수 있는 휘클리 심화반에 jks님을 초대합니다!

심화반은 1·2교시로 진행됩니다.

1교시 남종영 환경논픽션 작가의 환경 수업_고래와 기후위기

2교시 클럽활동_북토크반(ft.남종영 작가의 '동물권력'), 보드게임반, 시사토론반, 스몰토크반 중 선택

✔기후위기에 대해 공부하고 싶으신 분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은 분 ✔2024년을 똑똑하고 따뜻하게 시작하실 분 ✔H:730과 만나보고 싶으신 분은 주저 말고 '휘클리 심화반'으로 오세요.

수업은 1월13일(토요일) 오후 2시, 한겨레신문사(서울 공덕동)에서 열립니다.

12월28일(자정)까지 얼리버드 행사(20% 할인) 중이니,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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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1. 김건희, '한동훈 비대위'의 숙제🔗

여당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내세워 내년 총선을 치르려 하고 있습니다. 그를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대하려는 건데요. 당에선 기대만큼 걱정도 큽니다.

2. 주 6일, 하루 8시간 일한 직장이 사라진다🔗

인터넷방송 플랫폼 트위치가 한국에서 철수하겠다고 발표했죠. 몇년씩 채널을 키워온 스트리머들은 충격에 빠졌는데요. 해외 이주를 고민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3. "공수처는 괴물"이라더니🔗

대통령과 같은 고위공직자를 처벌하는 공수처는 정치적 중립성이 중요한데요. 유력한 처장 후보인 김태규 국민권익위 부위원장이 해온 말은 아주 극단적입니다.(연합뉴스)

4. "똥냄새 해방" vs "작은 마을만 희생"🔗

경남 고성군은 지역 돼지축사들을 한 곳아 모아 축산단지를 만들 계획인데요. 예정지 주민들은 "목숨을 걸고 막겠다"고 반발합니다. 악취 때문만은 아닙니다.

5. "할아버지가 팔을 뻗어 다리를 만졌다"🔗

10명 넘는 고등학생이 법정에 섰습니다. 이들은 "의지와 상관없이 몸이 기울어진다"며 성추행 혐의를 부인한 80대 피의자의 주장을 반박했는데요. 증언이 통했을까요?

로이터 연합뉴스

목마른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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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 출고가 10.6%↓

내년부터 공장에서 출고되는 소주 가격이 10.6% 인하됩니다. 1병당 1247원인 소주 출고 가격이 1115원으로 더 저렴해지는 건데요. 물가가 다 뛰고 있는데, 왜 소주만 가격이 내려간 걸까요?👉기사보기

연합뉴스

"사고 보상" 사실일까?

AI가 운전하는 자율주행 버스를 타고 가다 사고가 났습니다. 누가 책임져야 할까요? 사고 원인이 자율주행시스템 문제라면 영업은 중지되고, 승객은 보상받을 수 있다는데요. 이게 말만 그렇지, 실제론 불가능에 가깝다고 합니다.👉기사보기

지방법원 판사들은 사법행정에 적합한 판사 대신 나의 워라밸을 지켜줄 판사를 법원장으로 뽑고, 그 전략이 성공하여 지방법원 법원장들은 판사들을 쪼지 않으며, 쪼지 않으면 일하지 않는 지방법원 판사들 때문에 재판 지연이 심각해졌기 때문이란다. 지방법원 판사는 무능하여 법원장이 되었어도 장기미제 등 어려운 사안들은 처리하지 못할 것이라고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