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추 프라바세농의 죽음

12월 02, 2024

2024. 12. 2. 월요일

jks님은 어렸을 때 반성문 써 보신 적 있나요? 기억을 더듬어보면 학창시절 숙제를 못 한 날이라거나 지각을 했을 때 종종 쓴 적이 있었던 것 같은데요. 확실한 건 그때 그 종이에 진정한 의미에서의 '반성'을 담지는 못했던 듯합니다. 사실 반성이라는 게 타인이 특정 형식을 통해 강제할 수 있는 영역은 아니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사람의 미안한 감정을 텍스트로서 증명하는 일은 어렵다고 보기도 하거든요.

재판에서 반성문은 어떤 역할을 할까요. 저는 옛날부터 이게 참 의문이었는데요.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직접 건네는 게 아닌, 재판부를 향해 제출하는 반성문이 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말이죠. 그리고 그 반성문들이 실제로 재판부의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지도 궁금했습니다. 예전에 취재했던 한 범죄피해자 분이 "나에게는 사과 한마디 없던 가해자가 재판부에는 백장이 넘는 반성문을 내더라"고 울분을 토하시는 것을 본 후 궁금함은 더 커졌습니다.

법조팀에 출입하고 판사들을 자주 만나면서 궁금증을 풀 기회가 생겼어요. 연차도 경험도 모두 다른 판사들에게 질문을 던졌는데 답변은 대체로 비슷했습니다. 직접적으로 형량에 반영한다기보다는 참고 정도로 한다는 설명이었어요.

대신 반성을 하는지 여부는 피고인이 법정에서 보이는 실질적인 자세와 공탁 여부, 피해자와 합의 여부 등을 고려해서 확인한다고 합니다. 원래는 반성문에 의미를 뒀었지만, 변호사나 전문업체를 고용해 반성문을 쓰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이제는 고려하지 않게 됐다고 말하는 판사님도 있었습니다.

실제로도 대법원 양형위원회 자료를 보면, 반성문을 내고 법정에서 자백해도 '진지한 반성을 했다'는 이유로 감형받는 경우가 3년 사이 8분의 1로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진지한 반성'은 판사들이 피고인의 형량을 정할 때 고려하는 요소 중 하나지만, 그 '진지함'을 확실하게 확인할 수 없는 이상 효력을 인정해주기는 점점 힘들어지겠지요.

SNS가 상용화된 요즘 우리는 수많은 여론재판과 제3자들의 반성문을 자주 접합니다. 하지만 점점 감흥이 없어지는 이유는, 더 이상 형식적인 반성이 중요하지 않다고 판단하기 시작한 게 사법부만이 아니기 때문일 겁니다.

한 판사님은 "반성문으로 보기보다는, 재판에서 피고인이 직접 말하는 모습을 볼 때 그 태도에서 느껴지는 게 더 많다"고 하시더라고요.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 지난 시간을 돌이켜보고 미안한 사람에겐 그 마음을 직접 전달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달력에 연말약속이 하나씩 채워지는 12월이 성큼 와 버렸죠. 아직 약속이 꽉 채워지지 않았다면, '시사 연말정산'은 어떠세요? 올 한 해 뉴스도 돌아보고, 회고하며 내년 계획도 나누고요. 함께 따뜻한 시간 보내요!

휘클리 심화반_11강

👨‍🏫 1교시: 권태호 논설위원실장의 특강(80분)

주제: 2024년 시사 연말정산
부제: 올해 뉴스 정리와 내년 뉴스 전망을 한번에

👫2교시: 휘클리 쌀롱(70분)

10대 뉴스반_올해 휘클리 리뷰하고 올해의 휘클리 뽑아보기
스몰토크반_2024년 나를 되돌아보고 2025년을 계획하는 소소한 시간
연하장 쓰기반_꼭 전하지 않아도 되는 크리스마스카드, 연하장 끄적이기
신문지 놀이반_신문지로 해보는 빙고, 끝말잇기, 딱지치기

1교시는 온라인 생중계로도 참여할 수 있습니다. 12월12일까지인 얼리버드(20%) 혜택도 놓치지 마세요!👉티켓 구매하기

1. 인권위의 용두사미🔗

매년 느는 군 자살 사고. 인권위가 직권 조사로 문제를 발견했지만, 정작 대책에는 손을 놨습니다. 전례가 드문데요. 배후에는 이 사람이 있을 거로 의심됩니다.

2. 아무도 몰랐던 '분추'의 죽음🔗

타이 사람 분추 프라바세눙. 돼지농장에서 10년간 일하다 죽었습니다. 농장주는 그의 주검을 고랑에 버렸는데요. 이런 미등록 이주노동자가 3126명 더 있습니다.

3. 명분 없는 "나중에"🔗

정부·여당이 추진해 온 가상자산 과세 2년 유예 방안에 민주당이 동의했습니다. '금투세 폐지'에 동의한 데 이어, 투자자 집단의 손을 또 들어준 겁니다.

4. 창고는 털었는데...🔗

올해는 '파묘', '범죄도시4'가 한국영화 흥행을 이어갔는데요. 내년엔 흥행은커녕 걸 것도 없답니다. 코로나 때 묵혔던 '창고 영화'는 털었는데, 투자가 줄어서래요. 그나마 개봉 예정인 영화는요.(CJ ENM)

5. 위성보다 나은 바다거북🔗

이산화탄소 흡수 능력이 뛰어난 해초. 서식지를 찾아 잘 보존하는 게 중요한데, 위성으로도 찾기 어렵다고 합니다. 이 문제의 해결사로 등장한 건 바다거북! 어떻게 찾냐고요?(게티이미지뱅크)

TASS 연합뉴스

속엔 천불, 손엔 불꽃

1일(현지시각) 조지아 트빌리시의 의회 건물 근처인데요. 친러시아 성향의 집권당 '조지아의 꿈'이 유럽연합(EU) 가입 절차를 중단하려 하자 시위대가 폭죽을 터뜨리며 반대하는 겁니다. 조지아의 꿈은 지난 10월 총선에서 집권당이 됐지만, 친서방 성향의 야당은 부정선거를 주장하며 갈등이 이어지고 있습니다.👉기사보기

전기차 66만1000대

지난 10월 말 기준 국내 전기차는 66만1000대로 집계됐는데요. 지난해 말과 비교해 11만7000대가 늘어나는 데 그쳤습니다. 잘 안 팔리는건데요. 이런 흐름이라면 2030년까지 전기차를 420만대 보급해 이산화탄소를 3710만톤 줄이겠다는 정부의 목표 달성은 한참 멀어집니다.👉기사보기

경기도에 이런 곳이?

한국이 아닌 거 같다고요? 경기도 파주시의 마장호수입니다. 경기도와 경기관광공사가 개최한 관광사진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받은 사진인데요. 경기도민이 심사위원으로 직접 참여해 고른 사진들, 한번 살펴보시면 어떨까요?👉기사보기

일본에서 나고 자란 아이들이 남과 북을 나와 상관없는 먼 땅이 아니라 언젠가 돌아가야 할 고향이며 통일된 하나의 조국으로 꿈꾸길 바란다고 했다. 그의 열정에 감동한 도서관 활동가들이 책을 보내기 시작했다. 때론 한 학교, 때론 서너 학교, 수십권에서 수백권까지 바다를 건너간 우리 그림책들의 수가 늘었다. 어느덧 일본 책과, 아이들이 읽기 힘든 아주 오래된 책뿐이던 학교 도서실은 한국에서 보내온 책들로 조금씩 채워졌고 남북관계가 평화 무드일 때는 학교를 직접 찾아 책을 읽어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