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서 묻는다 “니들이 뭔데?”

쾌적하게 보기   Ι   구독하기 2024. 12. 9. 월요일 시공간이 40여년 전으로 오그라든 현실 앞에 별다른 글감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해제한 그 날 밤 제 주변에서 벌어진 소동들을 기록해 봅니다.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제1호 포고령을 발포한 3일 밤, 한겨레 뉴스룸국장은 주요 부서장들에게 회사로 돌아오라고 지시합니다. 계엄사가 모든 언론·출판을 통제한다는 포고령 내용을 볼 때, 당장 4일 아침부터 회사에 계엄군이 주둔할 수 있다는 판단이었습니다. 곳곳에서 저녁자리를 이어가던 일선 기자들도 회사로, 출입처 기자실로 속속 복귀합니다. 당시 저희 부서장은 일을 마치고 집에 들어선 참이었다고 합니다. 헬기를 탄 군인들이 국회에 침투하는 장면을 텔레비전으로 시청하는 아이들을 두고 양말과 속옷을 챙겨 회사로 향했다고 합니다. 당시 부장의 아내는 "군인과 맞붙게 되거든 비겁하더라도 아이들 생각해서 뒤로 물러서라" 부탁했다 합니다. 군인이랑 싸우러 가느냐는 아이들 물음에는 "아빠는 총칼로 싸우는 사람이 아니고 글로 싸우는 사람"이라 안심시켰다 하네요. 지방러인 저는 당시 천안 집에 도착해 늦은 저녁을 먹고 있었습니다. 부서장과 논의 끝에 저는 날이 밝는대로 세종청사로 출근해 부처 출입 기자들과 함께 움직이기로 했습니다. 혹시 회사에 집결한 편집국 간부들이 체포·구금될 경우에 대비하는 게 좋겠다는 이유였습니다. 거친 숨소리에 흥분한 대통령의 목소리에 대번 "비상계엄 아니야"라고 묻던 촉이 좋은 아내는, 한창 회사 사람들과 심란하게 메신저 대화를 나누는 와중에 "설마 나까지 체포하지는 않겠지?"라고 제게 물었습니다. "연좌제인데 설마"라고 하면서도 내심 섭섭했는데, 며칠 뒤 "나라도 밖에서 벌어야 옥바라지를 하지"라고 하더군요. 진심 여부야 알 수 없지만, 그래도 삐친 마음이 조금은 풀렸습니다. 지금에야 과장된 자의식에 우스꽝스러운 소동극으로 보이지만, 당시엔 현실의 공포였습니다. 당장 군이 좀만 더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더라면, 주요 축선 군 지휘관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맹목적 충성을 바쳤더라면, 저런 우려들 가운데 일부는 현실이 됐을 겁니다. 계엄 소동 뒤 사흘 만에야 국민들 앞에선 대통령은 불과 2분짜리 담화에서 "비상계엄은 대통령으로서 절박함에서 비롯됐다"며 "그 과정에서 많이 놀라셨을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습니다. "정국 안정 방안은 우리당에 일임하겠다"고도 했습니다. 말인지 막걸린지 모르겠는 담화문에, 한동훈 대표는 태도를 바꿔 탄핵소추안을 폐기시켰습니다. 이제 남은 일은 하나뿐입니다. 기사로, 촛불로, 이렇게 에디터 레터로 열심히 싸우는 일뿐입니다. 민주주의의 작동을 믿는 우리 시민들의 안녕을 기원합니다.   1. 한-한에게 묻는다 "니들이 뭔데?"🔗 한동훈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를 배제하겠다고 합니다. 대신 한덕수 총리와 국정을 공동 운영한다는데요. 시민은 물론 헌법 전문가들도 황당해합니다. 2. 할 일 다 하는 '내란 피의자'🔗  윤석열 대통령이 직무에서 손을 떼는 건 맞을까요? 자진사퇴나 탄핵 전에는 모든 권한이 윤 대통령에게 있는데요. 어제 이상민 장관의 사표도 직접 수리했습니다. 3. 우발적 계엄이 아니었다🔗 지난달 국군방첩사령부가 작성한 '계엄 문건'이 공개됐습니다. 보고서를 지시한 사람은 '충암파' 여인형 전 사령관. 비상계엄을 모의한 내용이 꽤 구체적입니다.  4. 절망에서 확신으로🔗 혹시 그제 밤, 국회 앞에 계셨나요? 추운 거리에 울려 퍼진 100만명의 요구를 국민의힘은 끝내 모른체 했는데요. 실망을 딛고 시민들은 어제도 다시 국회 앞으로 갔습니다. 왜 멈출 수 없냐면요. 5. "마음은 백만번 찬성했지만…"🔗 시각장애인인 김예지 의원은 그제 밤 탄핵소추안 투표에 참여한 3명의 여당 의원 중 1명이죠. 원래는 계엄이 선포된 밤, 해제를 결의하는 투표에도 참석하려 했다는데요. 그러지 못한 사정이 있었습니다.(연합뉴스) 로이터 연합뉴스 대통령이 도망갔다! 8일(현지시각) 시리아의 한 광장에 시민들이 모여 환호하고 있습니다. 이슬람주의 무장조직인 하이아트(HTS)가 주도하는 반군이 수도 다마스쿠스를 점령한 걸 기뻐하는 건데요. 이란과 러시아의 군사적 지원을 받아온 바샤르 아사드 대통령이 수도를 떠나면서, 50년 넘게 이어온 아사드 정권도 붕괴 직전입니다.👉기사보기  1평당 분양가 5065만원 올해 서울 아파트 1평(3.3㎡)당 분양가는 5065만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1년 전(3667만원)보다 38.1%나 뛰었는데요.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은 이곳이었습니다.👉기사보기 로이터 연합뉴스 결국, 사랑 한강 작가가 내일 열릴 노벨문학상 시상식을 앞두고 스웨덴 한림원에서 강연을 했습니다. 8살 한강이 지은 시의 몇몇 단어는, 54살 한강과 여전히 연결돼 있다는데요. 그가 45년 전에 쓴 시를 한 번 읽어보세요.👉기사보기 한국에서 가장 강한 힘을 지닌 대통령은, 관계가 끊어지고(切·끊을 절) 몹시 다급한(迫·닥칠 박) 상황에 처했다고 스스로를 연민했다. 그렇게 초래된 국가적 혼란으로 말미암아, 정작 생을 걸 만큼의 사투를 벌이는 사람들의 절박함이 새어 나올 틈은 더욱 좁아졌다. 👉[젠더 프리즘] 누구를 위한 절박함인가 계엄과 탄핵이라는 무시무시한 단어로 시작하는 12월. 연이어 터지는 큰 뉴스들에 머리가 어지럽죠. 나라 걱정 혼자 하지 말고 '시사 연말정산'에 오시는 건 어떠세요? 팀 H:730이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휘클리 심화반_11강 🎅1교시: 권태호 논설위원실장의 특강(80분) 주제: 2024년 시사 연말정산 부제: 올해 뉴스 정리와 내년 뉴스 전망을 한번에 🎄2교시: 휘클리 쌀롱(70분) 10대 뉴스반_올해 휘클리 리뷰하고 올해의 휘클리 뽑아보기 스몰토크반_2024년 나를 되돌아보고 2025년을 계획하는 소소한 시간  연하장 쓰기반_꼭 전하지 않아도 되는 크리스마스카드, 연하장 끄적이기 신문지 놀이반_신문지로 해보는 빙고, 끝말잇기, 딱지치기 1교시는 온라인 생중계로도 참여할 수 있습니다. 12월12일까지인 얼리버드(20%) 혜택도 놓치지 마세요!👉티켓 구매하기 공유하기게시하기웹에서 보기 jks님의 의견을 기다립니다 자주 묻는 질문  Ι   지난 레터 보기 한겨레 daily@hani.co.kr 서울시 마포구 효창목길 6 1566-9595 수신거부 Unsubscri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