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진드기파티’ 열었나요?

12월 27, 2024

2024. 12. 27. 금요일

민주주의를 민주주의라 칭할 수 있는 최소한을 생각해 봅니다.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을 존중하는 것.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며, 특히 신체의 자유는 엄격한 사법 심사를 거치지 않고는 제한하지 않는 것. 민주주의가 원활히 작동하기 위한 전제조건인 언론, 출판, 집회, 결사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

12·3 내란사태는 우리 사회 공동체가 약속한 민주주의의 최소한마저 송두리째 짓밟으려 한 시도였습니다. 번번이 딴죽을 거는 정치인과 언론·법조·사회 각계 인사들을 최소한의 절차도 없이 수도방위사령부 지하 벙커에 체포·구금하려 했습니다. 군인이 총부리를 국민에게 돌렸고, 국회·선관위 등 헌법기관과 언론기관 등을 장악하려 했습니다. 이 과정에 적법절차 원칙은 전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내란의 과정을 생중계로 지켜본 국민이 군인과 맞섰고, 약 2주 만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했을 때만 해도 우리의 민주주의가 지켜지고 있다고 여겼습니다. 우리의 헌법은 역시 회복 탄력성이 강하고, 혹한을 뚫고 거리에 나온 형형색색 응원봉과, 위플래시 간주 사이 '탄핵 탄핵 윤석열 탄핵' 외침이 흔들리는 공동체를 지키는 평형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낙관했습니다. 그런데 역시 민주주의는 한판 승부가 아니었습니다.

이 사태의 주범인 윤 대통령은 헌재의 탄핵심판 절차에 대한 통지서조차 수령하지 않고 있습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 수사기관의 압수수색을 경호처 물리력으로 막고 있을 뿐만 아니라, 출석요구에도 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본인이 군홧발로 밟으려 한 민주주의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마저 거부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의 권한을 대행하는 한덕수 총리는 내란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를 시사하는가 하면, 국회가 지명한 헌법재판관 3명에 대한 임명조차 거부하고 있습니다. "당분간 얼굴 두껍게 다니자"고 서로 다독였다는 국민의힘에 대해서는 더 하고 싶은 말조차 없습니다.

몇 년 전 정치부 기자로 국민의힘을 잠시 출입한 적 있습니다. 21대 총선 패배로 당이 휘청이던 시기였습니다. 당시 국민의힘 내부에서 합리적인 중진으로 꼽히던 한 인사에게 "지향이 조금 다를 수 있지만 존중하며 배우겠다. 충실히 듣고 만나며 가감 없이 전달하겠다"고 문자 인사말을 건넨 바 있습니다.

그때 받은 답장은 "지향이 다르지 않습니다. 자유, 정의, 공정, 인권, 법치, 민주주의는 우리 당이 지켜야 할 가치입니다. 한겨레도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였습니다. 잠시나마 품었던 합리적 보수에 대한 기대를 접습니다. 안타깝게도 지금 이들은 민주주의의 적이 되어 있습니다.

📣어제(26일) 뉴스레터 배송 플랫폼의 문제로 H:730가 제때 발송되지 못했습니다. 약속한 시간을 지키지 못한 점 사과드립니다.

📣H:730은 12월30일(월)과 31일(화) 쉬어갑니다. 새로운 마음으로 1월2일(목) 아침 7시30분에 뵙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게티이미지뱅크

1. "여자가 장거리 운전하면 위험"🔗

화재현장에서 밀려난 여성 소방관이 있습니다. 상사가 배려하고 보호한다며 업무 배제한 건데요. 성차별을 딛고 최고 소방관이 되려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2. 새해엔 침대정리 마세요🔗

매일 아침 이불 정리로 깔끔하게 하루를 시작하는 분들은 충격받으실 수도 있습니다. 침대를 잘 정돈하면 집먼지 진드기가 파티를 벌인다고 합니다. 왜냐면요.

3. 이건 안 해…선택적 업무처리🔗

끝내 헌법재판관 임명을 안 하겠단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안을 국회가 오늘 의결합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이 '6명 체제'로 시작되는 건데요. 진행 과정을 짚어봤습니다.(대통령실사진기자단)

4. 쿠팡 vs G마켓+알리🔗

이르면 내년에 G마켓에서 알리익스프레스 상품을 바로 살 수 있게 됩니다. 신세계와 중국 알리바바 그룹이 전략적 동맹을 맺기로 한 건데요. 쿠팡을 이길까요?

5. 여성이라서 그랬을까🔗

성탄절 저녁, 17살 여성이 흉기에 찔려 숨졌습니다. 가해자는 처음 만난 18살 남성이었는데요. 모르는 여성을 살해한 이유는 말하지 않고 있습니다.

로이터 연합뉴스

비상착륙의 미스터리

처참하게 몸통 절반이 잘려나간 비행기. 25일(현지시각) 아제르바이잔을 출발해 러시아로 향하다가 카자흐스탄의 악타우에 불시착한 여객기입니다. 비상착륙한 여객기가 불길에 휩싸이면서, 탑승객 67명 중 29명만 살아남았는데요. 러시아 당국은 "여객기와 새의 충돌이 원인"이라는데, 전문가들 생각은 다릅니다.👉기사보기

국민의 5%는 암 유병자

암 투병 중이거나 암 완치 판정을 받은 국민이 2022년 기준 258만8079명이나 된다고 합니다. 국민 20명 중 1명은 '암 유병자'란 뜻인데요. 그 절반은 65살 이상 고령자였습니다.👉기사보기

디즈니플러스

살아줘, 제발

강풀 작가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조명가게'에선 사람들이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는 환자를 두고 이런 말을 자주 합니다. "남은 건 환자 의지에 달렸지." 사실, 의식 없는 환자가 깨어나겠다는 의지를 가지긴 쉽지 않은데요. 오히려 그 생명을 붙들려는 의지는 이들에게 있습니다.👉기사보기

27년 시차를 둔 경제 기사들 속 '주인공'은 다르지만, 열악한 현실을 토해내는 이들의 '목소리'는 시간이 흘러도 여전한 듯하다. 외환위기 이후 한국은 급격한 등락을 거듭하며 '선진국' 지위에 올랐지만, 정작 평범한 소시민들은 줄곧 칼바람을 피부로 느끼며, 차가운 겨울 한복판을 뚜벅뚜벅 걷고 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