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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3, 2024

2024. 12. 23. 월요일

jks님은 겨울을 좋아하시나요? 저는 꽤 좋아하는 편입니다. 크리스마스도 겨울이고 연말 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으니까요. 한 해를 마무리하며 "그동안 고생했다"는 말을 주고받으면 비록 인사 치레여도 기분이 훈훈해집니다. 지난 1년에 보정 필터가 입혀지는 것 같거든요.

올해 연말은 예년과 다른 분위기입니다. 비상 계엄령 때문이지요. 송년회에 가면 내란 사태가 대화 주제에 항상 오릅니다. 비상 계엄령이 선포되던 날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돌아보거나 언제쯤 윤석열이 대통령의 자리에서 내려오고 혼란이 마무리될지를 예상하곤 합니다. 이야기는 돌고 돌아 "연말이 연말 같지 않다"는 하소연으로 마무리됩니다.

보통의 연말을 향한 그리움은 이 시기를 살아가는 많은 분의 공통된 감정인 것 같습니다. 지난 9일 '오징어 게임' 시즌2 제작발표회 현장에서도 비슷한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황동혁 감독의 입을 통해서였는데요. 황 감독은 "말도 안 되는 일로 온 국민이 잠을 못 자고 거리로 나가야 하고 불안과 공포와 우울감을 가지고 연말을 보내야 한다는 것에 화가 난다. 탄핵이든 자진 하야든 최대한 빨리 책임질 분이 책임을 지셔서 행복하고 축복되는 연말을 국민에게 돌려주셨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책임질 사람들이 언제쯤 책임을 다 질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도 연말을 훈훈하게 만드는 것들은 있기 마련입니다. 형형색색의 응원봉이 밝히고 있는 집회 장면이나 '나라가 뒤숭숭하지만 되도록 건강하고 따뜻한 연말을 보내'라는 응원의 말 같은 것들이요. 하루하루 해야 할 일을 하며 매일의 책임을 다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이런 시국에서는 특별해 보입니다.

jks님은 어떤 겨울을 보내고 계신가요? 연일 뉴스로 착잡한 정치 상황이 전해지지만, 그럼에도 연말의 평범한 즐거움을 놓치지 않고 한해를 마저 잘 보내시면 좋겠습니다.

게티이미지뱅크

1. 야근수당 1만7943원→2만2967원🔗

초과근로수당을 계산할 때 쓰는 통상임금. 이걸 사실상 인상하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는데요. 임금명세서가 이렇게 돼 있는 직장인은 월급을 더 받을 수 있습니다.

2. 비육사 따돌린 '육사 사조직'🔗

1979년 12월12일 전두환은 사조직 '하나회' 회원들을 한곳에 불러모았습니다. 이 모임이 군사반란 지휘부가 됐는데요. 3일 밤 '판교 모임'도 그럴 뻔했습니다.

3. 용산으로 간 트랙터🔗

주말에 30만명 넘는 시민이 서울 도심에서 '윤석열 탄핵'을 외쳤습니다. 트랙터를 타고 서울로 향하던 전봉준투쟁단은 경기 남태령 고개에서 경찰과 밤새 대치했는데요. 시민의 연대로 28시간 만에 차벽을 뚫었습니다.

4. 틱톡 못하는 이 나라🔗

알바니아에선 1년간 숏폼 플랫폼 틱톡을 할 수 없습니다. 청소년이 동급생에게 살해당한 사건이 계기가 됐는데요. "정부의 독재적 결정"이란 비판도 나옵니다.

5. '좀 더 버텨볼게'…그날 떠났다🔗

근로복지공단은 산업재해 인정에 까다로운데요. 건설현장에서 일하다 숨진 미등록 이주노동자의 산재가 인정됐습니다. 공단이 아니라 법원이 해준 겁니다.

EPA 연합뉴스

BMW로 돌진한 의사

21일(현지시각) 독일 마그데부르크 성 요한 교회 앞 분향소에 시민이 모였습니다. 그들은 전날 크리스마스 마켓 안으로 돌진한 차량에 치여 숨진 5명의 희생자를 추모했는데요. 현장에서 체포된 용의자는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의 정신과 의사라는데, 대체 왜 그랬을까요?👉기사보기

건강수명 1.8년 증가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생활하는 기간을 건강수명이라고 하죠. 한국인의 건강수명은 73.1살로 기대수명(83.5살)보다 10년 정도 짧은데요. 커피를 매일 마시면 건강수명이 1.8년 늘어난단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물론 단점도 있습니다.👉기사보기

영화 '베테랑2'

달렸으나 제자리

jks님은 올해 극장에 몇 번 가셨나요? 1월~11월 극장 전체 관객수는 1억1012만명. 지난해와 거의 비슷한 숫자로, 여전히 코로나19 이전(2억400만명)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는데요. 그나마 이런 영화들이 선전했습니다.👉기사보기

내란 이후 대통령 지지율은 집권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으나 여전히 10%를 웃돌고 있다. 이것은 '종북 반국가 세력'이 체제 전복을 노리고 있고, 부정선거를 통해 의회를 장악한 '범죄자'들이 국가를 마비시키고 있으며, 무력을 동원해서라도 그들을 처단해야 한다는 윤석열의 광기에 찬 발언에 동조하는 사람이 한국인 가운데 열에 하나는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가?

👉[한승훈 칼럼] 다시 만난 (그들의) 세계

jks님은 산타할아버지한테 어떤 선물을 받고 싶으신가요? 팀 H:730은 크리스마스 선물을 이미 한가득 받았습니다. 바로 구독자님들의 격려와 응원입니다. 벅차고 힘들었던 한해, 구독자님들이 함께해주셔서 무사히 지나올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남은 연말, 즐겁고 건강하게 보내세요.

😁안팎으로 힘든 일이 많아 웃기 힘든 날들이지만 내가 먼저 웃을 수 있도록 일상을 바꿔 나가려 합니다. 어지러운 사건 속에서 우리 모두 제자리로 돌아가 평화롭고 행복한 개개인의 삶을 살아가는 나날을 그려봅니다.

🤗올해는 저도 나라도 정신없고 혼란스러웠던 해인 것 같아요. 스스로를 챙기기에도 바쁜 하루하루에 다 같이 힘을 모아 애쓴다는 건 그 어떤 것보다 빛나는 일인 것 같아요. 겨울이 오면 봄이 오듯 이 추위가 지나갈 날을 천천히 기다립시다.

😊올해 사랑과 연대가 부족한 한 해라고 느꼈습니다. 혐오와 상처를 주는 건 너무 쉽고 저는 그 안에서 많이 지쳐있었습니다. 그런데 12월 가장 추운 날 어쩌면 가장 따스한 사랑을 느꼈습니다. 모두가 지쳐있었지만 그 속에서 모두의 평화와 오늘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온몸으로 느낀 한 해였습니다. '슬픔은 덩치만 큰데 사랑했던 기억은 힘이 세다'는 글귀를 봤습니다. 우리 모두 힘이 센 기억들을 잘 쌓아가며 미래를 살아가길 바랍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이렇게나 혼란스럽고 하루하루 힘에 부친 연말은 처음이었습니다. 기말고사 치르랴, 뉴스 보랴, 시위 참석하랴 무지하게 바빴네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집에서 TV 너머로 시위를 지켜보던, 초등학생이었던 제가 대학생이 된 지금은 이번 역사의 현장에 직접 나아가 함께 목소리를 낼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추운 겨울 주말 반납을 마다치 않고 거리를 가득 메워준 국민이 자랑스럽습니다. 그 온기와 맞닿은 연대의 어깨 속에 어느 때보다 따뜻하게 기억될 12월인 것 같습니다. 때론 우리를 실망시키고 슬프게 하는 나라이더라도 우리가 살아가는 터전이니까 온 맘 다해 지킵시다.

😄탄핵 가결이 되었지만 세상은 많이 불안합니다. 그런 와중에도 매일 빠르게 소식을 가져다주며 시국에 대한 걱정을 나만 하는 게 아니란 걸 전해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계엄 밖으로도 일어나는 세상의 사건과 소식을 전해주시니 그나마 숨통이 트이는 기분입니다. 주변은 모두 분노로 가득 차 있고 분노를 다스리기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위기를 넘기면 또 다른 위기가 찾아옵니다. 그런데도 희망을 잃지 않고 이번 역경 또한 모두와 함께 이겨내고 싶습니다.

😘겨울이 추운 것은 그 끝에 봄이 있기 때문이라는 딸의 이야기를 듣고서 다시 힘을 내어 봅니다. 영하의 한파 속에 서로 기대어 따뜻한 기운을 전하고 힘을 내는 그리고 마침내 맞이할 찬란한 봄을 향해 뚜벅뚜벅 걸음을 내딛는 우리 국민을 믿습니다. 따뜻한 차 한 잔이 되어주는 한겨레 뉴스레터가 있어서 참 좋은 아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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