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절한 도박, 그 끝

12월 05, 2024

2024. 12. 5. 목요일

어제 새벽 많은 분들이 잠을 설치셨을 것 같습니다. 대통령실을 출입하는 저는 당연히 잠을 거의 자지 못했습니다. 어제 늦은 저녁까지 기자실을 떠나지 못했습니다.

저는 비상계엄이 선포된 그제, 비교적 일찍 퇴근해 집에서 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밤 9시40~50분 사이 기자들과의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대통령실에서 곧 중요한 발표를 할 수 있어 방송사들이 생중계를 준비한다'는 이야기가 돌았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밤 10시23분 대통령실 브리핑룸을 생중계하는 화면에 등장하기 전까지도 기자들은 누가, 무슨 내용을 발표할지 예측을 못했습니다. 기자들에게 아무런 공지도 오지 않았습니다. 그 뒤는 여러분도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당시 대통령실 근처에 있던 기자들이 브리핑룸으로 뛰어갔지만 브리핑룸 문은 열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윤 대통령은 계엄 선포도 일방적으로 했습니다. 비상계엄이 선포된 뒤 기자들의 대통령실 출입도 한동안 막았습니다. 항의를 했지만 먹히지 않았다고 해요.

저는 집에서 급하게 속보를 썼습니다. 군인들이 국회의사당에 진입하는 방송중계를 보면서 너무 화가 나 손이 떨리고 얼굴에 열이 올랐습니다. 한 사람의 비이성적이고 독단적인 선택이 그동안 쌓아 올린 민주주의를 한순간에 무너트릴 수 있다는 사실에 가슴이 서늘했습니다.

새벽 4시30분쯤 계엄 해제 사실을 확인하고 기사를 쓴 뒤에야 마음을 조금은 놓을 수 있었습니다. 씻고 택시를 타고 대통령실 기자실로 출근하니 생중계 카메라와 방송장비, 전선들이 어지러이 놓여있고, 기자실에서 밤을 새운 기자들이 유령처럼 그사이를 배회하고 있었습니다. 외교, 경제, 안보에 막대한 피해를 주고도 윤 대통령은 침묵하고, 참모들은 연락을 받지 않습니다.

하고 싶은 말은 많으나 일단은 취재하고 기록하는 제 역할에 충실하겠습니다. 새벽 출근길 택시기사님이 하시던 말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네요. "국민들은 묵묵히, 열심히 살고 있는데 한 사람이 자기 살자고 이 난리를 피우는 게 말이 됩니까."

연합뉴스

1. 윤석열이 자폭한 이유🔗

총리·장관은 사표를 내고 윤석열 대통령은 아직 침묵 중이죠. 누구도 비상계엄의 진짜 목적을 알려주지 않아 '썰'만 나오는데요. 모두 한 사람과 연결돼 있습니다.

2. 충암파, 미스터리의 키🔗

비상계엄은 김용현 국방부 장관의 건의로 시작됐습니다. 계엄군은 의원들을 진압하려고도 했는데요. 국방부가 설명해야 할 의문점을 하나하나 짚어봤습니다.

3. '내란수괴' 전두환이 남긴 교훈🔗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하는 절차가 시작됐습니다. 법조계는 위법한 계엄 선포가 탄핵 사유가 된다고 보는데요. 그 전에 당장 내란죄로 수사·기소할 수 있단 의견도 나옵니다.

4. 계엄세대의 PTSD🔗

jks님은 지난 이틀간 어떠셨나요? 과거 계엄을 경험한 세대는 크게 두려움을 느꼈다는데요. 계엄을 처음 마주한 청년세대의 반응은 다양했습니다.

5. 금투세가 문제가 아니다🔗

외신들은 "처절한 도박" 실패로 윤석열 대통령 미래가 위태롭다고 보도했는데요. 불안한 외국인들이 돈을 뺄 수 있어 당분간은 주식·환율시장, 잘 보셔야겠습니다.

AP 연합뉴스

안개가 삼킨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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