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권력급 허위출근길

12월 11, 2024

2024. 12. 11. 수요일

"비상계엄? 실화인가요."

지난 3일 22시30분. 한겨레 국제부 텔레그램 방에 이런 글이 올라왔습니다. 계엄 선포 긴급 담화가 7분쯤 지났을 때입니다. "이게 뭐죠?" "취했나요?" "미치지 않고서야" 같은 반응들이 이어졌습니다. 여기선 어딜 둘러봐도 일상 그대로인데 한국에서 '내란', '계엄'이 일어났다는 게 어딘가 초현실적이었습니다.

비상계엄이 해제되고 일주일 지난 '뒷북'이지만 한마디 섞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첫 소식을 접하고 jks님은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저는 기괴함을 느꼈습니다. "피를 토하는 심정" "국회는 범죄자 집단의 소굴"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붕괴시키는 괴물" "패악질을 일삼은 망국의 원흉 반국가세력" 같은 표현을 도대체 누가 썼을까.

일본 한 언론이 "윤석열 대통령이 유튜브 등을 보면서 심리적으로 편한 곳에 도망치려는 '에코 챔버' 현상을 보이는 것 같다"고 분석했는데, 쉽게 말해 '정신줄을 놨다'는 것 외에 설명할 길이 없습니다.

그리고는 '고립'됐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계엄이라는 무서운 일이 벌어진 상황에 바다 건너 있다는 안도감 대신 고립감이 든 건 설명하기가 어려운데요. 계엄포고령에 '모든 언론과 출판은 계엄사의 통제를 받는다'는 대목에서 막연히 한국에 돌아갈 길이 끊어질 수 있다는 두려움 같은 게 있었던 거 같습니다.

돌이켜보면 조금 과장된 감정 같은데, 군인들이 국회로 들이닥치고 곧바로 계엄해제 결의안이 통과되지 못했으면 공포는 현실이 될 수 있었다는 생각이 여전합니다. 부모님, 친구, 회사 동료들이 보고 싶어지면서 '앞으로는 진짜 잘할게'라는 다짐을 해봅니다.

일본에서는 어제도 한국의 12·3 내란사태 관련 내용이 방송과 신문 헤드라인을 차지했습니다. 특히 내란, 포고령, 처단, 계엄군, 총 같은 것들에 시민들이 조금도 굴하지 않고 저항하는 모습에 놀라워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뚜벅뚜벅 잘 걸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문득 옛날 어느 시인의 지혜로운 말을 떠올려봅니다. "經(경)이 길을 가르쳐주진 않는다. 길은, 가면 뒤에 있다."

연합뉴스

1. 9시 가짜출근, 1시 진짜출근🔗

늦잠 잔 날, 누군가 나 대신 제때 출근한 척 해주면 얼마나 좋을까요? 직장인의 상상을 현실로 만든 이가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인데요. 계엄 날도 그랬습니다.

2. "문 부숴라"…우두머리의 한마디🔗

가장 확실하게 내란죄를 물을 수 있는 국회의원 체포 시도. 지금까진 그 지시를 군인들끼리 주고받은 게 알려졌는데요. 드디어 윤석열 대통령이 등장했습니다.

3. 먼저 구속된 내란 2인자🔗

밤사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구속됐습니다. 혐의는 내란중요임무종사. 이제 수사의 칼끝은 내란 우두머리인 윤석열 대통령을 향하게 됐습니다.

4. 제가요? 지정생존자요?🔗

윤석열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 구속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데요. 그가 순순히 체포에 응할까요? 옥중결재하진 않을까요? 궁금증을 싹 정리했습니다.

5. "부두교 저주로 아들이 아프다"🔗

아이티에 이런 망상을 가진 갱단 두목이 있었는데요. 아들에게 저주를 걸었을 거라고 믿은 부두교 신자와 노인들을 학살했습니다. 적어도 184명이 숨졌습니다.

EPA 연합뉴스

태워도 태워도 끝이 없네

9일(현지시각) 도미니카공화국 수도 산토도밍고 외곽에서 불태워지고 있는 건 마약 코카인입니다. 사흘 전 정부가 한 항구에서 발견한 9800㎏의 코카인을 소각하고 있는 건데요. 한 번에 압수한 양으로는 역대 최대라고 합니다. 최근 도미니카공화국은 남미에서 생산된 마약이 미국과 유럽으로 운반되는 새로운 길목으로 떠올랐습니다.

내년 예산 673조3000억원

사상 처음으로 야당이 혼자 만든 예산안이 어제 확정됐습니다. 규모는 총 673조3000억원. 정부가 짠 예산안에서 4조1000억원 깎였습니다.👉기사보기

다이소 누리집

다이소, 이리 오소

'1000원이 소중하게 대접받는 국민 가게'라는 다이소, 요즘엔 생활용품과 간식에, 화장품까지 팔고 있죠. 초저가 전략을 펴고 있지만 대형마트는 물론 명품 아울렛에도 입점했는데요. 유통업체들이 다이소를 들이는 이유는 뭘까요?👉기사보기

2016년 탄핵이 국민에게 남긴 가장 큰 자산은 국민이 천만개의 촛불로 일어서면 철옹성 권력도 끌어내릴 수 있다는 체험이다. (…) 그러나 탄핵 인용과 대선에서 우린 멈췄다. 방심한 탓이다. 박근혜 정부는 무너졌지만 그 몸통은 죽지 않고 더 비대해졌다. 검찰권력은 개혁의 기수인 양, 국민을 호도하고 윤석열, 김건희라는 괴물을 낳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