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내란보다 내 잠

12월 17, 2024

2024. 12. 17. 화요일

"사회는 자신 있어." '현대 정치 제도'가 기말고사 시험 범위에 있다며, 대통령제가 어쩌고 내각제가 어쩌고 내각제적 요소가 도입된 것이 무엇이고를 신나서 설명하던 녀석이 갑자기 물었습니다. "근데 윤석열은 왜 계엄을 한 거야? 그게 진짜 될 거라 생각한 거야?"

2011년에 태어난 아이에게, 그래서 지난번 유럽여행에서 근대 혁명을 이뤄낸 나라가 한국보다 덜 깨끗하고, 더 불편하며 훨씬 비합리적이라고 생각해버린 이 세대에게 비상계엄령을 그리고 군대가 동원된 내란을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조금 막막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매일 그걸 쓰고, 그것을 말하고 있는데 막상 그것을 설명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알고리즘 때문인 것 같은데…." "뭐, 알고리즘? 유튜브?" 그래. 네가 매일 보는 그 알고리즘, 불 끄고 누워서 금방 잔다고 해놓곤 10분이고 1시간이고 핸드폰을 보게 만드는 바로 그 중독의 힘.

"대통령의 알고리즘을 봐야겠지만, 극우적인 특정 채널들을 집중해서 본 것이 아닐까. 그러다 보니 합리적인 믿음이 아니라 세뇌되었겠지. 부정선거가 있었다고 믿은 것 같아. 네가 어렸을 때, 유튜브에서 편집된 화면보고 옛날에 어떤 선수가 번트로 홈런 쳤다고 아빠한테 말했던 것처럼." "설마, 대통령이 그런데 빠진다고…."

녀석은 모르면 모른다고 해라, 믿지 못하겠다는 눈치가 역력했습니다. 그래, 맞아. 아빠도 실은 아직 잘 모르겠어. 세상이 덜컹거리고 느리더라도 결국 합리적인 방향으로 굴러간다고 믿어왔는데, 2024년에 계엄령이라니. 그렇게 희미해지던 과거로 일탈하다니.

그리고 조금 길게 설명해줬습니다. 그걸 2시간에 해제할 수 있었던 체제의 저력과 열흘 남짓 사이에 탄핵시켜 버리는 국민적 총의가 있는 사회였다고. 너도 운동하느라 바빠도 촛불 집회에 한 번 나가보지 그랬냐고.

녀석은 8년 전에 본인도 촛불 집회에 가봤다고 말했습니다. 그렇구나, 너도나도 생에 2번째 탄핵을 함께 맞았구나. 생에 첫 비상계엄도 함께 맞고. 솔직히 말할게. 아빠야말로 그래도 '사회'는 자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엔 정말 몰랐다.

시민의 힘으로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이 통과됐지만, 아직 갈 길이 멀죠. 대한민국은 어쩌다 계엄과 탄핵으로 2024년을 마무리하게 된 걸까요? 2024년 한국 사회를 되짚어보는 '시사 연말정산'으로 함께 정리해요. 팀 H:730이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휘클리 심화반_11강

 
🎅1교시: 권태호 논설위원실장의 '시사 연말정산'(80분)
🎄2교시: 휘클리 쌀롱(70분)

10대 뉴스반/스몰토크반/연하장 쓰기반/신문지 놀이반

1교시는 온라인 생중계로도 참여할 수 있습니다.👉티켓 구매하기 👉지난호 보기

1. 윤슐랭? 잘못 아셨습니다🔗

창원국가산업단지에 있는 기념비인데요. '대통령 윤석열' 앞에 검은색 페인트로 '내란'이라 적혀있습니다. 윤 대통령의 얼굴과 이름을 아예 지우는 곳도 많습니다.

2. 민간인이 쓴 포고문?🔗

체포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은 계엄사령부 포고문을 작성한 혐의를 받고 있는데요. 퇴직한 군인이 어떻게 내란을 기획했을까요? 그의 이력에 답이 있습니다.

3. '세척수 우유' 가려내는 법🔗

급식에 나온 매일우유를 먹은 현대차 직원이 복통으로 병원 치료를 받았죠. 매일유업은 세척수가 1초간 섞인 50개 제품만 문제라는데요. 식약처가 할 수 있는 건요.

4. 잘 가요, 태완 또는 타이왕🔗

색색의 꽃들에 둘러싸여 예쁘게 웃고 있는 이는 강태완씨입니다. 26년간 미등록 이주아동으로 살다 중대재해로 숨진 강씨 장례가 사망 36일 만에 치러졌는데요. 기자가 기억하는 그는 이런 사람이었습니다.

5. 대출한도, 1억원→2억원🔗

지난가을 대출이 막혀 고생하신 분들 있으시죠. 1월부턴 좀더 수월하게 전세대출이나 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는데요. 은행별 대출 상품, 이렇게 달라집니다.

벤슨스 포 베드스

오늘밤 꿀잠 예약

굽은 어깨, 거북목, 허전한 정수리, 자글자글한 주름, 툭 튀어나온 배…. 누구 얘기냐고요? 수면 부족에 시달리는 40살 여성의 25년 뒤 모습입니다. 영국 침구 회사 '벤슨스 포 베드스(Bensons for Beds)'가 수면 전문가와 함께 연구한 결과인데요. 이 여성의 평균 수면 시간은 하루 6시간 미만이었습니다.

퇴직연금 중도인출 6만3783명

지난해, 만기 전 퇴직연금을 깬 가입자는 6만3783명으로, 1년 전보다 28.1% 늘었습니다. 이들 중 52.7%(3만3612명)는 미리 찾은 노후자금을 집 사는 데 썼는데요. 1년 전보다 44.7%나 급증했습니다.👉기사보기

AP 연합뉴스

100일 생각하는 AI

한강 작가는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를 쓰기까지 7년이 걸렸다고 하죠. 느리게 생각하기나 추론은 사람 고유의 특징인데요. 순식간에 검색·번역 결과, 그림, 텍스트를 내놓는 인공지능이 이젠 오래 생각하기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최신 AI 개발 트렌드를 로그인하고 읽어보세요.👉기사보기

기왕 가는 거 아이들에게 산행의 의미를 더 깨우쳐주고자 아이들 각자 간단히 포스터를 그려 자연 보전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아이들은 제각각 신이 나서 문구를 적고, 그림을 그리고, 색칠을 했다. '설악산을 지켜주세요' 포스터를 들고 아이들과 함께 사전 모임에 참석했다. 대강 이야기를 듣고 오긴 했지만 이렇게 전국에서, 열성을 띈 사람들이 설악산을 지키기 위해 모였다는 것이 새삼 놀라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