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에 갇힌 순방애호가

12월 10,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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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12. 10. 화요일

한해의 마지막 장, 12월입니다. jks님도 한 해를 잘 갈무리하고 계신지요?

저는 나름의 방식으로 2024년을 갈무리하고 있습니다, 라는 리드로 시작해 조금 이른 연하장의 느낌으로 독자님들께 이번 편지를 쓸 생각이었습니다. 12·3 내란 사태 발생 전까지는요.

그런데 말랑한 노변정담처럼 전하고 싶던 이야기를, 지금은 여러 업무 사이 살짝쿵 전투모드로 수정하고 있답니다. 오늘 메일에서는 제가 하고 있는 일의 TMI를 말씀드리고, 구독자님들께 드릴 작은 선물을 소개하려 합니다.

올해 제가 함께 일했던 프로젝트 중 굵직한 두 가지는 새해를 열며 구독자님들에게 선보였던 '오늘의 스페셜' 서비스와 새 지성 교양 섹션 '.txt'의 런칭입니다. 전자는 포털에서 시시각각 변하는 뉴스를 따라 흘러가는 것을 넘어, 한겨레 독자님들과 우리 사이트에서의 만남을 더욱 강화하려는 콘텐츠적 시도였고 후자는 한겨레의 무게중심을 디지털 플랫폼으로 넓히려 추진 중인 '플랫폼 전환 위원회'의 업무 가운데 바깥으로 보여진 일이었습니다.

둘 다 현재진행형이고 앞으로 더해가야 할 일들이 더 많습니다만, 2024년까지의 걸음을 기억하고 그다음 계획을 다짐하는 상징을 구성원들과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txt 키링과 '오늘의 스페셜' 중 사진 연재물인 '백소아의 포토굿즈'로 새해 달력을 만들었습니다.

회사 업무는 아닙니다. 개인적인 한겨레 '덕질'에 가깝다고 할까요? 공식적인 업무에서 이런 아이디어들은 '굳이'에 가깝습니다. 물론 진행하면 좋겠지만 좀 더 구조적인 변화에 집중하기에도 자원은 한정되어 있으니까요.

그래도 굳이 마음을 나누는 일의 번거로움을 마다하지 않는 까닭은, 그로 인해 번지는 온기를 잘 알고, 갈망하기 때문입니다. 내란 정국이었던 지난주에도 '굳이'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이에 놓인 몇몇 인상적인 순간들을 마주했습니다.

대부분의 뉴스가 '디지털'로 유통되는 상황에, 한겨레는 밤을 새워 기사를 '디출(디지털 출고)'하면서도 굳이 윤전기를 돌려 '호외'와 특별판을 인쇄했는데요, "이 와중에 굳이 종이신문?"이라고 치부하기에는, 분초를 다투며 쏟아지는 뉴스들을 가늠해 이날 역사의 초고를 갈무리하고 종이의 물성을 더해 새기는 일이 지금 같은 시국에 더욱 뜻깊다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여러 사정에도 불구하고 국회 앞으로 달려 나온 시민들도 같은 마음이셨겠지요. 각자 선 자리에서 판단해야 할 국회의원들을 향해 시민이 지켜보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추운 겨울밤 여의도와 전국 곳곳을 빛으로 밝혔을 겁니다.
저는 이 마음들과 함께 차가운 지성, 또 뜨거운 열정을 함께 나누며 남은 12월을 갈무리하려 합니다.

편지 첫머리에 말씀드렸던 선물은요, 한겨레의 새 지성 교양 섹션 '.txt'의 창간호 키링과 백소아의 포토굿즈 탁상달력, 한겨레와 한겨레21이 냉정과 열정으로 발행한 비상계엄 특별판 모음입니다.

이번주 목요일 정오까지 H:730에 서로를 향한 응원의 한마디를 보내주신 구독자님 중 세 분을 뽑아 드리겠습니다.(발표는 금요일 레터에서!) 수줍지만 진~한 감사의 마음도 동봉할게요.

연합뉴스

1. 지휘관의 자백🔗

계엄 당시 국회에 들어간 707특수임무단의 목표는 '의원 150명이 못 모이게 하는 거'였다는데요. 치밀한 '내란 빌드업' 과정이 김현태 단장 증언으로 확인됐습니다.

2. 국회가 '강철부대'냐🔗

의원 체포에 투입될 뻔했던 최정예 부대는 또 있습니다. 암살 전문 '인간병기' 특수부대 HID인데요. 간첩을 심문하는 정보요원들이 TF를 꾸렸단 주장도 나옵니다.

3. 그 좋아하던 순방, 끝🔗

윤석열 대통령이 어제 출국금지 됐습니다. 현직 대통령으론 처음인데요. 대통령실은 증거를 없애려는 걸까요? 텔레그램을 탈퇴했다 재가입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4. 탄핵 방탄 일단 'Yuji'🔗

내란 피의자 윤석열 대통령을 비호하는 여당에 시민들 조롱이 쏟아지고 있는데요. 의원들은 14일까진 윤 대통령 퇴진 계획을 세운다며 '탄핵만은 막는다'는 태도를 유지 중입니다. 언제까지 버틸까요?

5. "내일, 모레, 1년 후 국민은 달라져"🔗

전두환의 전 사위인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항의에 힘들어하는 김재섭 의원에게 한 말입니다. 나름의 위로인데요. 인천의 지역구 주민들 생각도 같을까요? "미친 발언"이라는 주민도 있습니다.(연합뉴스)

AP 연합뉴스

가자 루돌프, 파도를 향해!

산타처럼 입은 서퍼가 바다로 나갔습니다. 2010년부터 해마다 열리고 있는 '서핑 산타' 행사에 참여한 건데요. 지난 8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솔트 크리크 해변에서 열린 이 행사로 모금된 돈은 자폐 아동을 위해 쓰인다고 합니다.

프로선수 첫 1조원 계약

미국 메이저리그의 최고 좌타자 후안 소토가 15년 동안 7억6500만달러(약 1조980억원)를 받는 계약을 뉴욕 메츠와 맺었습니다. 프로선수를 통틀어 역사상 가장 많은 금액입니다.👉기사보기

언젠가 입을 옷

노란 옷의 할머니가 입고 있는 보조장치. '로봇 반바지'인데요. 입게 되면 걸을 때 드는 힘을 10~18%나 줄일 수 있어 보행보조기까진 필요 없는 노인들에게 좋을 거라 합니다. 실제로 써 본 사람의 만족도는 몇 점이었을까요?👉기사보기

대동고 3학년 전영진은 그해 5월21일 "어머니, 조국이 나를 부릅니다"라며 거리로 뛰쳐나갔다가 저격당했다. 9년 후 5·18 관련 첫 다큐멘터리인 문화방송(MBC) '어머니의 노래'에서 어머니 김현희씨의 증언은 시민들의 심금을 울렸다. 한신대 2학년 류동운의 마지막 말은 더욱 비장했다. 그는 5월25일 아버지 류연창 목사에게 "아버지, 왜 당신 아들만 지키려 하십니까. 역사가 병들었을 때, 역사를 위해 십자가를 져야 한다고 설교하셨잖습니까." 아버지는 더 이상 붙잡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