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리비’ 브로맨스

11월 01, 2023

2023. 11. 1. 수요일

저의 아침 일과 중 하나는 증권사 보고서(리포트)를 확인하는 겁니다. 하루에도 수십 건의 보고서가 나오다 보니 증권사 연구원들은 제목에도 공을 들입니다. 성격 유형 검사인 MBTI를 활용한 보고서도 있고, 엔터기업 주식을 다룬 보고서는 해당 회사 소속 가수의 신곡을 제목에 쓰기도 합니다.

며칠 전에는 'I am 신뢰에요' 보고서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펜싱 국가대표 출신 남현희씨의 재혼 상대로 알려졌다 각종 범죄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전청조씨의 메신저 말투가 '밈'이 되면서 증권사도 발 빠르게 제목으로 써먹은 겁니다.

'다들 참 부지런히 사신다' 웃어넘기려다가 약간 찝찝해졌습니다. 이것도 결국 "무식한" 이들에 대한 일종의 조롱인 것 같아서였습니다. 똑똑한 척은 하고 싶지만 사실 기초적 수준의 영어만 알고, 신뢰와 실례도 구분하지 못하는 지식수준이 (비)웃음의 대상이 된 거니까요. 물론 영어를 잘하지 못하고 오타를 자주 내는 저의 자격지심이 반영된 생각일 수도 있겠습니다.

제가 대학생 시절에 좋아했던 책 중 하나인 '정희진처럼 읽기'에는 이런 문장이 있습니다. "은유의 대상이 되는 말의 의미를 변화시키는 것이 사회 운동이다." 저자는 '개새끼' '인간쓰레기'라는 말을 예로 들면서 "개뿐 아니라 동물보다 나은 인간이 없고, 쓰레기는 자원이다. 개와 쓰레기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깨지면 이 말은 의미를 잃는다"고 부연합니다.

'I am' 밈으로 돌아가면, 화자의 범죄 혐의 사실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 그의 '무식'이 조롱의 대상이 되는 게 어쩐지 마음에 걸렸던 것 같습니다. 말하고 듣고 읽고 쓰는 일로 돈을 벌지만 해롭지 않은 언어생활로의 여정은 늘 만만치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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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1. 2019년 입사? 대리 승진 탈락!🔗

입사년도를 유독 따지는 공공기관이 있습니다. 경기 안산시의 안산환경재단. 언제 입사했는지에 따라 정치성향을 분류한다고 하는데요. 그게 왜 중요한 걸까요?

2. 한줄로 물린 자국, 혹시?🔗

빈대 발견 인증이 잇따르고 있죠. 모기 물린 자국이 일렬이나 원형으로 있다면 빈대가 범인일 수 있다는데요. 피를 빠는 이 작은 곤충을 찾는 법, 피하는 법 알려드립니다.

3. 국제노동기구 탈퇴 리스크🔗

세계적인 노동 규범인 ILO 협약. 윤석열 대통령이 여기에 문제가 있다고 말했죠. 외국인에게 내국인과 같은 임금을 줘선 안 된단 건데요. 협약 탈퇴, 가능할까요?

4. 미-일 '가리비' 동맹🔗

지난해 중국이 수입한 일본산 가리비는 10만t. 원전 오염수가 방류된 뒤 중국이 수입을 딱 끊어버렸는데요. 남아도는 가리비, 미군이 먹게 됐습니다.

5. '김포구'여야만 하는 이유가 없다🔗

국민의힘이 서울시로 편입시키겠다고 콕 집어 말한 경기도 김포시. 정말 그럴 필요가 있을까요? 서울시의 균형 발전이 이뤄질까요? 전문가들에게 물어봤습니다.

카탈루냐 나체주의모임 페이스북

작품 감상의 조건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전시회. 나체 상태의 그리스 전사 청동상을 가까이서 이리저리 찍은 사진들이 전시돼 있는데요. 몸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이 전시회엔 특별한 관람 조건이 하나 있습니다. 이미 눈치채셨죠?👉기사보기

하루 과태료 12.5파운드

영국 런던시엔 '초저배출구역'이 있습니다. 노후된 공해차량이 들어가기만 해도 하루 12.5파운드(2만500원)를 내야 하는 곳인데요. 런던시가 이 구역을 확대하면서 경유차들이 도시 외곽으로 쫓겨나고 있습니다.👉기사보기

Kazmitch 유튜브

100만 달러가 내린다

가짜 돈이 아닙니다. 진짜로 현금 100만 달러(13억5000만원)가 비처럼 하늘에서 내리는 건데요. 원래는 체코의 한 방송인이 영화 홍보를 위해 수수께끼를 푼 한 사람에게 주기로 약속했던 돈이었습니다. 근데, 맞춘 사람이 없어 하늘에서 뿌려졌고, 4000여명이 행운의 주인공이 됐습니다.

레비스트로스는 일찍이 '우리는 모두 식인종이다'라고 선포했다. 생체 이식이나 뇌물질 등 타인의 신체 일부를 자기 몸에 이식하는 것은 치유적인 식인 풍습 범주에 속하는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 아무도 나를 돌봐주지 않는 시대, 아무도 남을 챙겨주지 않는 각자도생 신자유주의 시대에 인류는 타인을 기억하는 게 아니라 늙음과 죽음을 유예하고자 타인의 신체 일부를 자기 신체에 투여한다.

👉[이유진의 바디올로지] 우리도 언젠가 모두 먹히고 말 거야

어제, 그제 편지함을 열어보고 깜짝 놀랐어요. 100통이 넘는 구독자님들의 편지가 와 있었거든요. H:730을 여는 일로 하루를 시작한다는 분들이 많이 계셨어요. 그동안 새벽에 일어나 편지를 배달하는 일이 조금은 힘들 때도 있었는데요. 앞으론 출근길 지하철에서, 학교에서, 집에서 H:730으로 세상과 만날 구독자님들을 떠올리면 저절로 눈👀이 떠질 것 같아요. 주신 의견 모두 에디터 레터를 쓰는 기자들과도 나눴습니다. 더 알찬 브리핑으로 내일 아침에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작년 여름부터 H:730을 구독해서 출근길이나 오후에 졸릴 때 챙겨보고 있어요. 1년 넘게 아침마다 뉴스레터를 열어보면서 두근대지 않은 적이 없었습니다. 오늘은 또 어떤 변화가 일어났을지, 어떤 새로운 발견이 있었는지, 누가 무엇으로 인해 아픔을 겪고 있는지. 설렘 반 긴장 반인 마음이었습니다. 그리고 시작하는 말로 늘 써주시는 에디터 레터를 통해 제 생각의 폭이 넓어졌다는 걸 많이 느낍니다.

😍왜 이래야만 하지? 왜 저렇게 되었을까? 부쩍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많이 벌어지는 요즘, 같은 시선으로 의문을 제기하고 함께 아파해주시는 분들이 있다는 건 큰 위로가 됩니다. 그렇기에 근무를 시작하기 전 작은 한숨과 함께 열어본 뉴스레터를 닫으며 작은 희망을 느낀답니다. 한겨레, 감사해요!

😌저에겐 아침 루틴이 하나 있습니다. 아침에 출근 후 한겨례 H:730을 보며 기억하고 싶은 기사 필사를 하는 거예요. 지하철에서 훌훌 읽어보던 기사가 어느 순간부터 잊고 싶지 않은 기사로 바뀌었습니다. 저하나 쯤이야 하던 사회 이야기를 저 하나라도 더 관심 가지고 잊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실천하는 생각을 만들어주셔서 감사해요. 앞으로도 열정 넘치는 기사 기대하며 함께 행동하겠습니다.

😁대학생이 되고 무지했던 시사 상식에 대해 조금이라도 더 알고 싶어 신청했던 한겨례 H : 730은 제게 너무나도 큰 힘이 되었습니다. 아는 게 힘이라는 말이 뭔지 체감되더라구요. 하물며 부모님과 대화할 때도 아는 것이 많아지니 좀 더 수다스러워진 감이 있습니다. 게다가 이 시사상식을 친구들과도 공유하고 싶어 친구들에게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어제만 해도 부모님 이메일로도 신청해드리고 서울 올라가는 길입니다.

😯유튜브나 숏폼만 소비하며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모르고 살았는데, 정신 차리려고 한겨레 뉴스레터를 구독하기 시작했습니다. 기상 직후에는 자기 방어가 없는 시간대라 그때 하는 행동에 중요하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이제 아침에 눈 뜨자마자 자극적인 영상을 찾는 대신 한겨레 뉴스레터를 읽고 있습니다. 다방면으로 좋은 기사들 추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달빛 접시 나눔 이벤트에 참여해준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당첨자는 🍽️0918 🍽️3293 🍽️7006 🍽️3239 🍽️66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