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헤어면 안 맞을까

11월 28, 2023

2023. 11. 28. 화요일

최근 저는 회사의 웹 개편 작업에 동원돼 170장가량의 프로필 사진 '누끼'를 땄습니다. 사진이나 이미지에서 인물 등 대상의 테두리 선을 따 배경을 제거하는 작업을 '누끼 딴다'고 합니다. 오래된 업계 용어가 대체로 그렇듯 제거한다는 뜻의 일본어 抜き(누키)에서 온 말입니다.

누끼를 따는 데는 여러 방법이 있는데요. 포토샵 기준으로는 보통 펜 툴이라는 걸 씁니다. 사진을 확대하고, 마우스로 한 땀 한 땀 경계를 잡아가는 방식입니다. 모양이 좀 복잡하다면 한 장 작업하는 데 빨라도 10분은 걸립니다. 170장이면 한 명이 처리하기엔 어림도 없을 작업량이죠. 어찌어찌 시간을 쏟아서 한다고 해도 마우스 잡는 손목이 남아나지 않을 겁니다.

그래서 일을 끝낸 지금은 정형외과 예약을 알아보고 있느냐, 하면 그렇진 않습니다. 인공지능의 발달로 클릭 한번이면 복잡한 머리카락까지도 한방에 누끼를 딸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실력도 엄청나더라고요. 저도 족히 수백장의 누끼를 따 봤지만, 제 결과물과 비교가 안 됩니다. 뿐만 아닙니다. 템플릿에 맞춰야 해서 사진에 없는 부분을 만들어야 낼 때도 있었는데, 그것도 쉽게 됐습니다. 이런 식이었답니다. 인공지능의 실력이 불과 몇 년 만에 훨씬 복잡하고 까다로운 작업을 수행할 정도까지 올라온 것이죠.

몸이 편해져서 좋았습니다만, 한편으로는 이렇게 편해도 되나 싶은 생각도 듭니다. 수년 전에 기술 발전을 옹호하는 측에선 '기계가 단순한 일을 처리하면 인간은 더 창의적인 일에 전념할 수 있다'고 말하곤 했었답니다.

하지만 불과 몇 년 지나지 않은 지금, 기계는 기대보다 비약적인 발전을 이뤄냈습니다. 창의적인 일도 충분히 가능함을 보여주며 기계의 위험을 누그러뜨리는 이야기가 지나친 낙관이었음을 증명했습니다.

이제는 대다수의 인간이 노동에서 배제됐을 때의 상황을 생각해 봐야 할 때가 벼락처럼 와 버렸죠. jks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는 자꾸만 디스토피아가 그려지는 듯합니다.

📣'휘클리 심화반' 신청 마감이 4일 남았습니다!

심화반은 1·2교시로 진행됩니다.

1교시 정의길 기자의 세계사 수업_박해받던 소수자는 왜 가해자가 되었나

2교시 클럽활동_시사토론, 사진, 드로잉, 스몰토크반 중 선택

✔휘클리에서 다룬 주제를 더 알고 싶은 분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은 분 ✔팀휘클리와 만나보고 싶은 분 ✔연말을 똑똑하고 따뜻하게 보내실 분, 주저 말고 '휘클리 심화반'으로 오세요.

수업은 12월2일(토요일) 오후 2시, 한겨레신문사(서울 공덕동)에서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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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빈 일자리 채우는 이주노동자🔗

내년부터 식당에서 중국동포가 아닌 외국인도 일할 수 있게 됩니다. 정부가 고용허가제 인원을 37% 늘리기로 한 건데요. 이들을 맞을 준비는 돼 있을까요?

2. '스테로이드 연고' 말고도 답이 있다🔗

아토피 피부염·습진이 있는 분들은 가려움증으로 고통받는데요. 그 원인이 식중독을 일으키는 '황색포도상구균'인 걸로 밝혀졌습니다. 치료법도 찾았습니다.

3. 숏컷이어서 맞았다🔗

여성 혐오범죄가 하루가 멀다하고 벌어지고 있죠. 머리가 짧단 이유로 "페미니스트"가 아니냐며 폭행당한 여성도 있는데요. 그날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4. 영화보다 참혹했던 '서울의 봄'🔗

개봉 5일 만에 관객 200만명을 넘긴 영화 '서울의 봄'은 1979년 신군부의 12·12사태를 다룹니다. 영화 내내 '화병' 호소하는 분들도 많은데요. 현실은 더, 했습니다.

5. 9·19 무효화 뒤…DMZ로 내려온 북한군🔗

9·19 군사합의로 남북은 비무장지대의 최전방 감시초소(GP)에서 철수했었는데요. 중무장한 북한군이 11개 GP에 다시 배치됐습니다. 한국도 즉각 대응한다고 합니다.

EPA 연합뉴스

다시 태어날 거야!

보기만 해도 온몸이 시린데요. 폴란드의 '얼음호수 수영대회'에 참가한 이들의 표정은 즐겁기만 합니다. 이 지역 사람들은 이맘때면 '묵은 때를 벗고 새로 태어나기' 위해서 재미있는 옷을 입고 얼음호수에 몸을 담근다고 합니다.

학업 중단 5만2981명

지난해 학업을 중단한 초·중·고 학생은 모두 5만2981명. 전체 학생의 1%나 되는데요. 학교 밖 학생이 2년 만에 65%나 늘자,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기사보기

게티이미지뱅크

콩고기 ⭕ 아몬드 우유 ❌

요즘 식물성 원료로 동물성 식품처럼 만든 '대체식품'이 인기인데요. 대체식품을 뭐라고 부르면 좋을지, 정부가 처음으로 가이드라인을 내놨습니다. 뭔가 복잡해보이지만 핵심 기준은 이겁니다. '동물성 식품과 혼동되지 않도록 쓰라.'👉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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