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츠의 탈퇴 저지 분투기

11월 22, 2023

2023. 11. 22. 목요일

사실 이번에는 어두운 이야기를 쓰고 싶지 않았습니다. 지난 편지엔 여성혐오 폭력, 그 전에는 성소수자 혐오에 관해 써서 이젠 가볍고 희망적인 이야기를 써볼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도 제 무거운 마음을 글로 옮겨야 할 것 같습니다.

지난 20일은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이었습니다. 이날을 지나보내며 편치 못했습니다. 지난달 제가 주한 미국 대사관이 후원한 성소수자 인권 스터디 프로그램에 참여해 미국에서 들었던 트랜스젠더에 대한 이야기들이 가슴에 남았기 때문입니다.

텍사스 휴스턴의 한 성소수자 인권 활동가로부터 "흑인 트랜스젠더 여성의 평균 연령이 30살 미만"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충격이었습니다. 마찬가지로 텍사스 휴스턴에 있는 '라틴 트랜스젠더 협회'에서도 "트랜스젠더 여성의 평균 연령이 35살"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라틴 트랜스젠더 협회는 고령의 트랜스젠더가 많지 않기 때문에, 이들을 기념하는 특별 영상을 제작하기까지 했습니다.

귀국해 찾아보니, 트랜스젠더 또는 트랜스젠더 여성의 평균 연령에 대한 공식적인 통계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이들이 경험적으로 낮은 평균 연령을 언급한 까닭은 납득이 됐습니다. 혐오 범죄로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난 이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에만 32명의 트랜스젠더가 '표적 폭력'으로 사망했다며 성소수자 혐오를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에서도 집계되지 않은 혐오에 의한 '사회적 타살'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더 많을 것입니다. 라틴 트랜스젠더 협회의 활동가 히아 파체코는 "트랜스젠더에게 선택지는 없다. 살아남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항상 공격당할 수 있는 위험에 놓여있다"고 말했습니다.

성 정체성을 공개한 '오픈리 트랜스젠더'가 드문 우리나라지만, 2021년에는 한 해에만 두 명의 알려진 트랜스젠더가 세상을 떴습니다. 혐오와 평범한 일상을 위해 싸우던 이들이었습니다. 죄책감과 무거운 책임감으로 고 변희수 하사, 고 김기홍 활동가, 그리고 세상을 떠난 수많은 트랜스젠더들을 기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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