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도청했어~다음엔 전화해

4월 10, 2023

2023. 4. 10. 월요일

jks님은 자주 쓰는 인사말이 있으신가요? 저는 "식사 맛있게 하셨어요?"라고 인사합니다. 보통 점심시간이 끝난 뒤 취재원에게 전화할 때 이런 말을 종종 쓰는데요. 상대방이 '그렇다'라고 하면 안도(?)하며 용건을 꺼내고, '못 먹었다'고 하면 "아이고…."라는 탄식이 자동으로 나옵니다.

예전에 SNS에서 이런 내용을 봤어요. '한국인의 안부 인사=밥 한번 먹자' '고마울 때=밥 한번 살게' '상대를 위로할 때=밥 잘 챙겨 먹어' 200% 공감하는 내용이라 깔깔 웃었답니다. 역시 한국인은 밥에 진심이라면서요.

저도 밥(식사)에 꽤 진심인 편이지만, 최근 들어 '쌀밥' 한 공기를 다 먹은 게 언제였나 생각해보면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한살 두살 나이를 먹으면서 점점 늘어가는 뱃살에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거든요. 흰 쌀, 흰 밀가루 같은 정제 탄수화물이 뱃살의 주범이라거나, 탄수화물을 줄이고 단백질을 늘려야 배의 지방을 태운다는 얘기를 여기저기서 듣고선 탄수화물을 줄여보려고 노력 중입니다. 주변에 남성, 여성 가릴 것 없이 저탄수를 실천하려는 이들이 꽤 많더라고요. (사실 제 뱃살의 주된 원인은 심각한 귀차니즘으로 인한 만성적 운동 부족과 잦은 술자리, 스트레스 해소를 핑계로 하는 '당 충전'인데…. 애꿎은 흰 쌀밥 탓만 하고 있네요.)

그래서일까요. 최근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쌀 과잉공급 문제에 대한 해법 중 하나로 "여성분들은 다이어트를 위해서라도 밥을 잘 먹지 않는 분들이 많다"라며 "밥 한 공기 다 비우기"를 제안했을 때 '왜 애꿎은 여성 탓으로 돌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쌀 섭취를 줄이려는 저 같은 여성들 때문에 23만t이나 되는 쌀 초과공급이 초래됐다고 하면 좀 억울하거든요. 여성이 밥을 잘 안 먹으려 한다면 거기엔 여성의 외모에 유달리 각박한 사회적 맥락도 있으니까요. 조 의원은 "아이디어 차원"이었다고 해명했지만 국민을 상대로 공개적으로 밝히기엔 좀 얄팍한 생각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어쨌거나 조 의원의 말을 듣고 식당에서 밥을 자주 남기는 저를 돌아보게 되긴 했습니다. 환경을 위해 음식은 먹을 만큼만 시키고, 틈틈이 운동을 해보려 합니다. 정부와 정치권도 밥에 진심인 사람들이 지켜보는 만큼 좀 더 진지하고 현실성 있는 대책을 냈으면 합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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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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